2일 한은이 공개한 9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 7월 금리 인하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과 실물부문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기에는 이르다”며 “세계경제 하방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커졌으니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경제의 정책대응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소 완화되고 있고, 경기부양을 위한 주요국의 정책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 전개방향과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금통위원은 “현재 진행 중인 저성장추세에 대비해 수요진작을 위주로 하는 단기적인 경기방어정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세계경제가 당분간 저성장이 불가피하고 수출이 국내총생산의 절반을 넘는 우리 경제가 내부적인 완화정책만으로 경기 기조를 전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장기적인 기회비용도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위원은 “고도성장기 때와 같이 절대수준의 경제성장률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기대 인플레는 3%대로 2% 안팎의 지표물가와 괴리가 큰 편이다.
한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대인플레이션이 3% 중반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낮추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가 통화신용정책의 전달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의 행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요한 거시변수란 점에서다. 그는 “기대의 앵커, 농수산물 같은 생활물가와 관련된 품목의 높은 가격변동성처럼 기대인플레를 높일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