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배후설' 브라질 전 대통령, 시위대와 선긋기

브라질 정부, 대통령궁·의회 등 탈환…400명 체포
보우로나루 "오늘 파괴행위, 법에 어긋난 것 비판"
배후 의혹엔 "임기 중 항상 민주주의 준수" 주장
  • 등록 2023-01-09 오전 10:30:32

    수정 2023-01-09 오전 10:30:3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브라질리아 폭동 배후로 꼽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前) 브라질 대통령이 폭도들과 선 긋기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보오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이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 내 의회, 대통령궁, 대법원 등에 납입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AFP)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는 민주주의의 일부”라면서도 “2013년과 2017년 좌파가 단행한 것, 그리고 오늘 일어난 것 같은 파괴행위와 공공건물 침입은 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썼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4000여명은 대통령궁과 의회, 대법원 등을 공격·점거했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통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제치고 집권했다고 주장한다. 룰라 대통령은 긴급명령을 내려 브라질리아 도심을 봉쇄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이후 브라질 군·경은 폭도 400여명을 체포, 주요 건물을 탈환했다.

선 긋기에 나섰지만 이번 폭동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올해 대선에서 진다면 표를 도둑맞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렸다. 그는 “필요하다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룰라가 승리하자 그는 전임 대통령이 새 대통령에게 대통령 띠를 수여하는 관례를 깨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폭동에 보우소나루 내각 인사가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브라질 법무부는 이번 폭동과 관련해 대법원에 앤더슨 토레스 전 법무장관 체포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브라질 연방정부는 이번 시위가 일어난 브라질리아 치안 책임자인 그가 폭동을 방조했다고 의심한다.

보우소나루는 자신에게 제기된 책임론을 부인한다. 그는 “나는 현 행정부 수반(룰라)가 증거 없이 나에게 제기한 혐의를 부인한다”며 “내 임기 중 항상 법의 존중과 수호, 민주주의, 투명성, 신성한 자유 등 네 가지 헌법 조항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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