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사장 "나는 지난 5개월간 사장이 아니었다"

김종호 사장 "월급주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까워"
"믿고 기다려준 모든 임직원들과 큰 결단 해준 노조에 감사"
"금호타이어 회생에 총력..임직원들에게 진 빚 갚겠다"
  • 등록 2010-04-28 오후 2:09:30

    수정 2010-04-28 오후 6:16:06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직원들에게 월급을 못주면 사장이 아니죠"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의 얼굴은 밝았다. 마치 시험을 막 치르고 나온 수험생처럼 홀가분해 보였다. 그는 아마도 지난 5개월간 크게 웃어본 일이 없었을 것이다.    

28일 기자들을 만나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던 그는 직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순간, 금세 굳어졌다. 특히 지난 5개월간 임금을 주지 못했던 일에 대해서는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직원들 월급을 못줬다"며 "월급쟁이 생활 35년동안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야기 내내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번 사태로 임금지급이 중단됐던 것이 그동안 그의 마음에 얼마나 부담이 됐었는지를 짐작케했다.
 
사실 김 사장은 20년 넘게 금호타이어에서 근무한 '타이어 맨'이다. 금호타이어 영업총괄 부사장을 끝으로 잠시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대표로 타이어를 떠났다가 지난해 다시 타이어로 돌아왔다. 그런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그는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중요시한다. 지난해말부터 회사가 어려울때 노조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회사의 어려움을 전하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또 서울 사무소 직원들과는 사원들까지 직급별로 일일이 만나 함께 조촐한 식사를 하며 회사의 상황을 설명하고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있어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못한 일은 지금까지도 가슴속에 돌덩이로 남아있다. 
 
김 사장은 "연말, 새해초, 설날할 것없이 보너스는 커녕 임금조차 못나갔는데도 기다려준 직원들이 정말 고맙다"면서 "한달은 몰라도 2개월~3개월이라는 시간을 믿고 참아준 직원들에게 나는 부채를 안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 대우실업(현 대우인터내셔널) 워크아웃때에는 직원들이 정말 많이 회사를 떠났는데 우리는 동요없이 모두 자기 자리를 잘 지켜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반드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해 금호타이어를 세계적인 회사로 육성, 임직원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노조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사장은 "금호타이어 역사상 노조가 신제품 발표행사 등에 참석한 전례가 없다"며 "민주노총 산하 대규모 사업장에서 노사가 자발적으로 임금 30% 를 삭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내가 그 입장이어도 30%씩 임금이 삭감되면 암담할텐데 노조는 회사가 살아야한다는 생각에 어려움을 무릅쓰고 동의해줬다"며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야겠다는 노조의 슬기로운 마음과 큰 결단에 정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료가 없으면 돈을 마련해 원료를 사면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다시 돌리면 되지만 한 번 돌아선 고객은 다시 되찾아올 수 없다는 점을 수없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조가 그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준 것이 정말 고맙다는 것. 

이와 함께 김 사장은 금호타이어(073240)의 미래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히딩크 감독이 처음 우리나라에 왔을때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기본기였다"며 "금호타이어도 이제는 기초가 제대로 갖춰진 만큼 연말쯤엔 현재와는 크게 다른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약 40여 분간의 티타임을 마치고 일어서는 그의 얼굴에는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그 웃음에는 기나긴 터널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감보다는 이날 출시한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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