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자금법 위반' 황창규 KT 회장 "조사 성실히 받겠다"(종합)

17일 오전 황창규 회장 피의자 신분 소환
국회의원 90명에 4.3억원 불법 후원 혐의
  • 등록 2018-04-17 오전 10:02:17

    수정 2018-04-17 오전 10:28:42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신중섭 기자]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황창규(65) KT 회장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KT 현직 CEO(최고경영자)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 38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 청사에 도착한 황 회장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감색 양복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조 회장은 ‘회사 자금 유용을 직접 지시했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KT가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약 90명에게 총 4억 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이 이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황 회장이 어느 수준까지 관여했는지와 기부금을 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첩보를 받아 수사에 나선 경찰은 KT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을 받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국회의원에게 기부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청 지수대는 지난 1월과 2월 KT 분당 본사와 광화문지사, KT커머스와 상품권 판매업체 A상사 등 총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KT가 주요 주주로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관련 입법 사안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현 과학통신정보통신위원회)소속 의원들에게 기부금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KT 측이 자금 출처를 감추기 위해 여러 임원 명의로 후원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황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후원금 수수 의혹을 받은 국회의원들도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달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가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 KT 임직원 등 30여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상황을 최종 확인한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노동단체들로 이뤄진 KT민주화연대는 이날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외에도 KT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검찰과 고용노동부에 여러 건이 고발된 인물”이라며 “황 회장을 구속 수사하고 불법 정치자금에 연루된 임원들도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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