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벤처업계도 노사갈등 확산-단위노조 설립 추진

  • 등록 2001-01-18 오후 5:48:04

    수정 2001-01-18 오후 5:48:04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기업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업계 전반에 침체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이유로 회사측의 일방적인 인원조정이 이어지면서 이에 반발하는 벤처기업들의 노사 갈등이 점차 표면화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9일 설립된 웹 SI업체인 멀티데이터시스템 노조 조합원들은 18일 테헤란로 자사 건물 앞에서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멀티데이터시스템은 그동안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받아 10여명의 병역특례자들을 고용했으나 지난 11월 회사측은 병역특계업체 지정을 일방적으로 철회하고, 10명의 병역특례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멀티데이터시스템 노조에 따르면 회사측은 지난해 11월 24일 병역특례취소를 병무청에 신청, 28일 병무청으로부터 특례취소를 통보받은 다음날인 11월 29일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2명은 전직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병역특례자 10명을 중심으로 노조원들은 지난 12월 21일 파업에 나섰으며, 지난 1월 10일에 회사건물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18일 2차 집회를 가졌다. 노조측은 "부당한 병역특례취소를 철회하고 원직복직 시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고소할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노조는 "직원들이 착취에 가까운 저임금에 시달려 왔으며 동아창투 등 기관과 인터넷 주식공모를 통해 투자받은 30여억원의 자금도 전혀 회사발전에 사용하지 않고, 적금을 들거나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머니게임을 하는 데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사측이 병역특례를 취소한 이유를 "사업전환"과 "경영악화"로 들고 있지만, 실제 수익과 매출이 늘었으며, 사업전환 신고도 전혀 돼 있지 않다고 노조측은 밝혔다. 이에대해 비노조원인 회사측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위주에서 하드웨어 사업 쪽으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그동안의 개발 인력이 불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는 인근의 디지털밸리 노조들도 참여했다. 디지털밸리는 "웹스닥"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해 온 벤처기업으로 23명의 직원 중 10명이 단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5명이 정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데이터시스템은 오는 22일 병무청 앞에서도 병역특례취소 철회를 주장하는 단독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벤처기업의 노조설립은 아직 활성화되지는 못했지만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1차적인 인간관계가 강한 벤처기업의 특성에 따라 인사나 성과에 대한 원칙이 구체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은 가운데 그동안 미래 가능성을 담보로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희생"해 온 벤처기업 직원들이 경기 침체에 따라 회사측이 "회사의 생존"을 이유로 "개인적인 생존"의 기반을 흔들고 있는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점차 노조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고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18일 집회에 참여한 멀티데이터시스템과 디지털밸리를 포함, 네트워크 유지보수업체인 근영전자통신과 글로넷, 그리고 정보통신 노동자 네트워크 5개 단위 노조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설치됐으며, 이들은 앞으로 단체 행동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같은 움직임으로 그동안 단체 움직임에 나서지 못한 채 불만을 가져온 각 벤처기업들이 단위노조 설립에 속속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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