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스노우볼 현상.."바겐세일도 때가 있다"

  • 등록 2001-03-12 오후 5:22:03

    수정 2001-03-12 오후 5:22:03

[edaily]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 꽂혔다. 미국증시의 급락세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주요국 증시도 동반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외생변수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는 55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시장은 70선을 시험받고 있는 형국이다. 개별종목도 초토화됐다. 마치 눈덩이가 언덕을 굴러 떨어지면서 덩치를 키우는, 스노우볼 현상을 보는 듯한 분위기다. 주가는 연초 수준으로 되밀렸다. 그러나 문제는 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바겐세일에 참여하기에는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미국증시의 속락세는 물론, 외환시장도 불안하고 정부의 현대그룹 지원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썰렁하다. 그렇다고 극도의 비관론에 빠져들 일도 아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흥분하지 말고, 반대로 떨어질 때는 냉정함을 잃지 말랬다고, 아직은 차분히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바람직한 시점이다. ◇거래소/코스닥, 제반 추세선 하향 이탈 12일 종합주가지수는 20.71포인트(3.66%) 떨어진 545.05포인트를 기록했다. 550선을 깨고 내려섰고, 지난 1월 3일 이후 최저수준으로 되밀렸다. 지난 주말 5일선을 비롯 20일, 60일, 120일선을 모두 하향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말 형성했던 박스권(500~550선)의 상단도 무너뜨렸다. 코스닥지수도 4.23포인트(5.33%) 하락한 72.33포인트로 마감하면서 그동안 버텨냈던 5일선(75.15P)과 60일선(73.94P)을 하향이탈했다. 이로써 코스닥지수도 장단기 제반 이동평균선이 모두 무너졌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제반 추세선이 무너진 만큼 지지선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주식값이 떨어진 종목은 거래소(628개)와 코스닥(509개)을 합쳐 1137개에 달했다. 올들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상승종목은 거래소 204개, 코스닥 79개로 모두 283개에 그쳤다. ◇외국인 동반 매도, 그 이유는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은 물론 선물시장에서도 매도로 일관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벗어던지는 듯한 모양세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7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사흘째 매도우위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선 4억원의 소폭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선물시장에선 900계약의 매도포지션을 취했다. 외국인의 이같은 동반 매도세는 크게 3가지 요인으로 압축되고 있다. 우선 미국증시의 급락세와 나스닥선물의 폭락세에 따른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과 ▲120엔대로 올라선 엔달러환율과 1280원대에 근접한 원달러환율로 인한 환차손 부담감의 대두 ▲그리고 현대전자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잠재부실 증가 우려감 등이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주도세력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이 오히려 주매도세력으로 부상할 경우 장세전망은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외국인의 금융주에 대한 매매동향을 주목할 시점이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그리고 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 은행주를 처분했다. ◇유동성 보다 펀드멘탈이 우선 시장이 원하고 있는 새로운 모멘텀의 출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외생적 악재요인이 잇따르고 있다. 연초랠리를 촉발시킨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퇴색되고 있다. 8조원대 초반에서 정체된 예탁금과 3억주대로 떨어진 거래량 수준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때문에 유동성 보다는 경기의 펀더멘탈이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동성장세는 경기저점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그러나 그 기대감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저점에 대한 공감대 보다는 오히려 바닥논쟁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세다. 논쟁의 확산은 경기저점이 늦추어질 수 있다는 견해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미국과 일본의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부담으로 와닿고 있다. 기업의 실적악화로 인한 미국증시의 속락세와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곤두박질치고 있는 일본증시 등은 우리증시에도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펀드멘탈의 회복없는 주가 오름세는 결국 기술적 반등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겨 주고 있는 셈이다. 거시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자세가 요구된다. ◇연초랠리때의 돌파갭 메우기 과정 거래소시장은 연초랠리의 출발점에서 발생시켰던 상승돌파갭을 메우는 과정에 진입했다. 다만 갭을 어느정도나 메울 것인지가 관심이다. 지난 1월 3일과 4일 사이에 30포인트(521.43P~550.91P)짜리 상승 돌파갭이 발생한 바 있다. 12일 주식시장에선 이 때 발생한 갭 가운데 5포인트 가량을 메웠다. 그러나 이 갭을 완전히 메우기 위해선 520선까지 되밀려야 한다. 갭은 하락돌파갭과 상승돌파갭이 있다. 갭이 발생했다는 것은 건물을 지을 때 1층을 짓고 곧바로 3층을 짓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2층을 쌓지 않고 3층을 올릴 수는 없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지수도 갭을 메우지 않으면 받치는 힘이 부실해 지수상승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시간이 문제이지 갭은 반드시 메꾼다는 정설이 있다. 갭메우기 과정을 지켜볼 일이다. ◇바겐세일도 때가 있다 그 어떤 악재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에 비견될 수 없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했다는 사실 만큼 큰 호재도 없다. 거래소시장은 불과 이틀새 34포인트 하락했고, 코스닥시장도 6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또 직전고점이었던 지난 1월말과 비교하면 거래소는 80포인트 이상, 코스닥도 2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이다. 당시와 비교하면 주가는 상당히 싼 수준이다. 국내 시황분석가들은 물론 속락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쪽의 애널리스트들도 현시점이 장기투자의 적기라고들 얘기한다. 그러나 증시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주식을 들고 마음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증시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고, 일본 증시도 속락세가 멈추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국제 원유가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석유수출기구(OPEC)에 가입하지 않은 비OPEC 산유국도 생산량 감축을 준비해야 한다는 카타르 석유장관의 말도 세계경기동향과 관련 생각해 볼 대목이다. 또 전문가들이 장기투자를 운운할 때는 현재의 주식시장 상황이 않좋다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값이 싸다는데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바겐세일에 서둘러 나설 때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기술적 반등을 유념한 투자 보다는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점이 바겐세일 기간의 첫 날인지 아니면 마지막 날인지를 생각해 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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