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SK글로벌(01740) 정상화를 위해 최태원 회장이 하나은행 등 6개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둘러싸고 채권단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권금융기관들은 채권단 공동담보로 돌려놓던지, SK글로벌에 현물출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6개 은행들은 향후 채권단과 협의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단
지난 3월12일 최태원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SKC&C, 워커힐 등의 지분을 SK글로벌 정상황에 쓸 수 있도록 채권단에 처분권을 넘겼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처분위임장에는 `해당주식은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해 쓰이거나, 최태원회장이 연대보증한 채권을 보유한 6개 은행에 의해 처분이 가능하다`고 돼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6개 은행에 의해 처분이 가능하다는 부분.
최 회장은 SK글로벌이 하나·우리·외환·조흥·한미·국민은행 등 6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연대보증을 섰고, 처분이임장에 명기된 연대보증채권이라는 것은 이를 의미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6개 은행이 최태원 회장의 연대보증 시점에 해당주식을 담보로 잡았다면 모를까, 공동관리 돌입 후 글로벌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지분을 자신들의 대출 담보로 잡은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소송불사…회생안 동의 못해"
상당수 채권금융기관들은 "채권단 공동담보로 돌려놓거나 SK글로벌에 현물출자하지 않는다면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채권규모가 큰 몇몇 은행과 제2금융권은 이 문제가 처리되지 않고서는 SK글로벌 채무재조정방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소송에 대한 모든 법적자문을 구했고, 부당한 담보권 설정이라는 증거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채권은행을 비롯한 몇개 은행이 자기 이익만 차린 이번 문제가 유야무야 될 경우 기업구조조정에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대승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이 수감중인 최 회장을 찾아가 담보권을 받아올 때는 주채권은행으로서 채권단을 대표해서 갔다"면서 "그렇다면 채권단 공동의 이익과 효율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최 회장의 지분이 쓰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C&C 담보권 유지…워커힐 등 현물출자후 매각해야"
최 회장 지분 처리와 관련, SKC&C 주식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공동으로 담보권을 유지하고, 나머지 워크힐 주식 등은 SK글로벌에 현물출자후 매각하자는 의견이 많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 회장 경영권의 핵심인 SKC&C 지분은 `SK그룹의 글로벌 지원에 대한 안전장치`로써 담보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SKC&C를 제외한 워커힐 등의 지분은 일단 SK글로벌에 현물출자한 후 높은 가격에 매각해서 글로벌 회생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등은 채권단이 계속 협의해 나갈 문제이며 현재로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6개 은행은 10일 오후 3시부터 하나은행에 모여 최태원회장 지분처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담보를 잡지못한 채권단도 이날 오후 하나은행에 모여 대책방안을 숙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