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이니만큼 다소 과장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결코 황당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새책 `기후 창조자(The Weather Makers)`는 이 황당한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이미 인류는 지난 10년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강력한 허리케인, 유럽지역에서만 2만6000명의 생명을 앗아간 무시무시한 폭염, 파괴적인 쓰나미, 길고 혹독한 가뭄과 홍수, 태풍, 우박, 토네이도를 경험했다.
지구 생명체들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는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돼 왔는가? 지금껏 `천재지변`으로 알았으나 이제 `인재지변`으로 드러난 재앙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저자 팀 플래너리는 교토 의정서를 둘러싼 각국의 신경전을 주목하며 그간 우리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를 냉정하게 직시할 수 없었던 원인으로 "기후 변화가 심각한 정치적·산업적 함의를 띠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대재앙을 막기 위해 저자가 내놓은 해법은 문제에 비하면 그리 거창하지 않다. ▲태양열 온수기와 집열판을 설치하라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가전제품을 사용하라 ▲연료 효율을 자동차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등이 그것.
지난 1만년동안 인류는 운이 좋았다. 평균 온도 14도라는 최적의 조건하에서 농경과 도시의 문명을 이루며 번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알 수 없다. 오만한 인류는 부정하고 싶겠지만 멸종하는 생명체 종에 인간이 포함될 지 모른다. 멸망할 것인가, 구원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당신의 조그만 실천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는 것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 이한중 옮김. 황금나침반. 1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