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인 이종태(62·사진) 퍼시스그룹 회장은 23일 기자와 만나 정부의 ‘규제 입증책임 전환 추진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규제 문제는 중견기업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기업도 마찬가지”라며 “중견기업을 대표해,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으로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달했다.
규제 입증책임 전환이란 규제 폐지 혹은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이 이유를 설명하거나 설득해야 하는 현 실정을 바꿔서, 규제를 존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국가가 입증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규제 완화를 호소하는 기업이 직접 규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규제개혁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인과의 대화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이 회장의 지적에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공직자가 규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없애는 시도를 올해 해보겠다”고 답했다. 그후 8일이 지난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6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1분기 중 국가계약과 조달, 외국환거래 중 특정 영역에 대해 모든 규제를 리스트업하고 존치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한 규제는 철폐·개선하겠다”며 규제 입증책임 전환에 대해 시사했다. 이 회장이 청와대에서 건의한 후 열흘도 안 돼, 정부가 기업인들의 고충을 받아들여 정책에 반영한 셈이다.
그런 이 회장은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퍼시스그룹 회장으로 선임돼 새해부터는 그룹 전체를 이끌고 있다. 창업주인 손동창 회장은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현재는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 △한국가구산업협회 고문이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서울상공회의소 상임의원 등을 맡으며 규제 개혁에 대한 중견기업계의 건의를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