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여중생 시신’ 사건 父母에 살인죄 적용..'미필적 고의' 인정(종합)

부모, 발작해 실신한 딸에 또 수십차례 매질..사망 초래
식사량 줄이는 등 보호과정서 학대도 받아
경찰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 미필적 고의 판단"
  • 등록 2016-02-12 오전 11:35:42

    수정 2016-02-12 오전 11:35:42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중학생 딸(사망당시 13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미라상태의 시신을 11개월간 집에 방치한 아버지 목사 이모(47)씨와 새 엄마 백모(40)씨에게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됐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이양의 부모인 이씨와 백씨에 대한 수사를 이 같이 마무리하고 12일 사건을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당초 구속수사 단계에서 이씨와 백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했지만 최종 수사결과에서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 혐의와 사체유기 혐의로 바꿨다.

경찰은 새 엄마 여동생인 백씨(39)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해 3월 11일부터 17일까지 새 엄마의 여동생 주거지에서 “도벽이 의심된다”며 딸을 5차례에 걸쳐 실신할 정도로 때렸다. 부부는 이후 딸을 부천 소사구의 자택으로 데려와 17일 오전 5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약 7시간 동안 손바닥과 종아리, 허벅지 등의 부위를 한번에 50~70대에 걸쳐 나무막대기가 부러질 정도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는 오후 7시쯤 이양이 숨진 것을 발견했으며 이후 시신을 약 11개월간 집 안에 유기했다.

새 엄마의 여동생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양을 보호하며 “거짓말을 한다” “현관청소를 하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언니 백씨와 함께 조카의 손바닥을 회초리로 때리는 등 3차례 가량 폭행했다. 그는 특히 2014년 8월에는 “이양이 식탐이 많다”는 이유로 밥의 양을 줄이고 반찬으로 김치만 주는 등 보호과정에서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양은 이미 지난해 3월 11일부터 심각한 상태였다. 이양은 이날 부모로부터 폭행당할 때 허벅지가 말 근육처럼 크게 부어오르고 종아리 등에는 심한 멍 자국이 났다.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기도 했다.

이씨와 백씨는 그럼에도 14일과 17일 더 폭행을 가했고 결국 17일 딸을 숨지게 했다. 이씨와 백씨는 경찰에서 “때리다가 지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양의 발육상태는 더딘 상태였다. 신장과 몸무게가 142.5cm와 35.8kg으로 같은 연령대 평균인 152.7cm와 43.8kg에 비해 왜소했다.

이씨와 백씨는 지난 3일 긴급체포된 뒤 경찰조사에서 “딸을 때린 것은 맞지만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줄곧 부인해왔다. 부부는 경찰의 범죄심리분석(프로파일링) 결과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와 백씨가 발작 등 딸의 신체상태와 폭행의 방법 및 지속시간, 피해자 방치행위 등으로 딸의 생명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재혼 이후 딸에 대한 잦은 체벌과 학대, 이로 인한 가출 등 양육과정에서 드러난 피해자에 대한 비이성적 태도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에 대한 예상과 함께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부검결과를 이날까지 통보받지 못했다. 부검결과는 검찰송치 이후 기소 단계에서 반영될 예정이다.

앞서 국과수는 1차 구두소견에서 “이양 시신의 대퇴부(허벅지)에서 비교적 선명한 출혈이 관찰됐다”며 지속적인 폭행으로 몸속 혈관이 터져 혈류량이 부족해지는 ‘피하출혈로 인한 외상성 쇼크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여중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집안에 방치한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 이모(47) 씨가 12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원미경찰서에서 나와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사진제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