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달러 사상최고치..어디까지 갈까

  • 등록 2003-12-01 오후 2:08:17

    수정 2003-12-01 오후 2:08:17

[edaily 황현이기자] 지난 99년 출범, 통화로서는 아직 "유아"에 불과한 유로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달러에 대한 상승세가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에 대한 유로의 가치를 나타내는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20달러를 기록, 주요 심리적 경계선을 넘어섰다. 유로/달러는 이어 주말을 거치고 난 1일 환시에서도 전고점을 경신한 뒤 꾸준히 1.20달러 윗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로/달러가 이처럼 묵직한 경계선을 돌파하자 원인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서는 미국의 경기지표가 훨씬 강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경제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다른 요인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로가 통화로서 견고해진 것이 아니라 달러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 저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 쌍둥이적자가 근본 배경..시장의 "쏠림 현상"도 달러 약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첫손에 꼽히는 것은 미국의 막대한 쌍둥이적자다. 올해 미국의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는 각각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5000억달러 이상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장에선 달러를 기피하기 시작했다는 것. 미국의 경기지표는 속속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경제여건 개선이 달러가치 부양에 무조건적으로 기여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날 수록, 그것도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교역 상대국인 다른 지역보다 한결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록 수입 수요만 늘어 경상적자 부담을 결과적으로 더욱 가중시키게 될 수도 있다. 달러가 이처럼 불안정한 배경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일단 달러 가치가 하락 쪽으로 방향을 굳히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달러표시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유로/달러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는 유럽계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올해 8월까지 매월 280억달러씩 순유입됐던 유럽계 자금은 9월에는 4억3000만달러의 순유출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말 열린 선진7개국(G7) 회담에선 각국 재무장관들이 아시아국가들을 주 대상으로 "유연한 환율제"의 도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절하-아시아 통화절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했지만 결과적으로 달러는 유로 및 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주로 유럽권 통화들에 대해 훨씬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경상수지 상으로는 통화가 절상돼야 할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에는 자국 업체들의 수출경쟁력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어 환율 변동폭이 제한되는 만큼 통화자산으로서 달러의 대안으로 유로 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달러에 비해서는 상승의 강도가 한결 낮지만 유로/달러 급등에 이끌러 유로/엔 또한 오르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자료로 제시되고 있다. ◇유로/달러 상승세 어디까지 유로/달러는 일단 주요한 심리적 장벽을 허문 이상 투기적 수요를 끌어들이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40년래 최저 수준에서 묶어둔 채 당분간 인상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유로/달러의 추가적인 상승세를 점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통화권의 낮은 금리는 해당 통화 표시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자금을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통화권 쪽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과 현지 저항세력간의 충돌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것 역시 달러에는 적대적인 요인이다. 다만 유로의 달러 대비 절상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을 뿐더러 유로 절상이 결국 유로존 경제에 끼칠 부정적 효과를 우려한 유로존 당국자들의 활발한 구두 개입 및 금리 인하 결정 등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급등세는 결국 다잡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VB의 니콜라우스 케이스는 유로/달러가 추후 현재 알려진 미국 쌍둥이적자 수준을 반영하겠지만 미국의 강력한 경기지표가 이를 어느 정도는 상쇄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말 유로/달러가 1.25달러 이상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미카엘 슈베르트는 유로/달러가 분명 상승 추세에 놓여 있음에도, 현재처럼 고점을 거듭 경신하고 있는 것은 투기 수요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며 조만간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 유로/달러가 결국 1.21~1.22달러를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로 절상, 득실은 누구 몫 유로/달러의 이 같은 절상은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 BMW, 포르쉐 등 대미 수출에 의존하면서 유로화로 비용을 결제하는 유럽계 자동차업체들에 특히 부담으로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들 대부분은 그간 유로/달러가 유로화 탄생 당시 1.17달러로 출발했다가 이듬해 0.89달러로 추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자 일찌감치 환위험 관리체계를 구축해 두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로 급등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유로존에서 경쟁력을 획득할 전망이다. 크레디트퍼스트스위스보스턴(CSFB)의 앤드루 가스웨이트 전략가는 "유로/달러의 상승세가 미국 수출업체에 부여하는 경쟁력은 제대로 추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 수출업체가 보는 이득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렉트로닉아츠, 파이자, 어드밴스드마이크로시스템즈(AMD), 어도비시스템즈 등 기존 유럽시장 비중이 높은 자본재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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