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하려는 싸이월드, 재기 꿈꾸는 프리챌 창업자

싸이월드 인수 전제완 에어라이브 대표 인터뷰 전문
재기 위한 '마지막 도전'..영상+감성sns 목표
  • 등록 2016-07-22 오후 1:52:46

    수정 2016-07-22 오후 1:56:5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00년대 이후 10여년간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름잡았던 싸이월드가 동영상 중심 서비스로 변모한다. 싸이월드는 일촌 중심의 타임라인과 개방형 타임라인 형태로 구분돼 운영될 예정이다. 영상과 글, 사진 등의 콘텐츠가 중심이 된다.

잊혀졌던 싸이월드를 되살리려는 주역은 전제완 에어라이브·싸이월드 대표다. 그는 2000년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선도 업체 프리챌의 창업자이다.

전제완 에어라이브·싸이월드 대표
프리챌은 2000년 다음카페와 함께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업계를 이끌었다. 당시 다음과 네이버와 달리 깔끔한 웹페이지·이메일·커뮤니티 서비스로 이용자가 1200만명까지 이르렀다.

벤처 붐과 함께 성장했던 프리챌은 2~3년 정도의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한 채 다음카페, 네이버카페 등에 자리를 내줬다. 자본의 차이가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진 것.

전 대표는 “회사가 포털 경쟁에서 진 것”이라며 “유료를 중심으로 소프트한 회사로 키울 생각이었고 결국은 유료화라는 게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한 수익화가 힘들었던 시기 유료화는 악수(惡手)였던 셈이다.

가입자 이탈로 프리챌의 경영난은 더 심해졌고 전 대표는 결국 구속 수감에 이르게 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이 주된 이유였다. 경영 실패로 전과까지 떠 안게 된 것.

전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에 맞춰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8년 시작한 그의 사업은 추가 펀딩이 되지 않으면서 2012년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 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서비스 이름도 에어라이브로 바꿨다. 이후 국내에서 투자를 받아 한 숨 돌리게 됐지만 여전히 힘겨운 상태다.

‘한 번 실패자는 영원한 실패자’라는 낙인이 강한 한국 벤처 업계에서 그의 재기는 성공할까. 서비스 종료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추락한 싸이월드는 다시 비상할까. 재기와 부활을 노리는 전제완 대표와 싸이월드를 만나봤다.

다음은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싸이월드 어떻게 변하나.

△SNS 기반인데 융합 서비스라서 영상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거기에 영상 중심의 소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트위터 기능도 들어와 있고, 페이스북 기능도 기본적인 것은 다 들어가 있고 유튜브 기능도 들어가 있다. 메신저 기능도 들어가 있다.

에어라이브 서비스 페이지 장면
그러다보니까 현재 있는 플랫폼 중에서는 모든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돼 있다. 그 안에 라이브가 중심이 된 영상 서비스가 있다.

기존 싸이월드도 강점이 있다. 이를 융합하면 더 좋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 기존 고객 데이터는 다 살아있고 감성들이 살아난다면 좋아질 것이다. 싸이월드 고객들이 잘 돌아와준다면.

싸이는 1촌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사용자 본인 인생의 10대, 20대 기록이 남아 있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폐쇄형 SNS가 강점만 갖고는 미디어로 성장하기 어렵다. 내가 공유하고 싶은 것은 하고, 원할 때 개방으로 가는 게 필요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시간이 지나면서 양쪽이 비슷해지는 융합형태로 가고 있다. 에어라이브는 2009년, 2010년으로 후발로 개발됐지만 더 나은 구조를 갖고 있다. 싸이월드 일촌 개념과 융합된다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일촌을 베이스로 한 서비스로 하되 원하면 개방을 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일촌만 나오는 타임라인은 일반 사람들에 공개 안된다. 개방된 타임라인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사람들의 개방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서비스 시기는 두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늦어도 9월말 정도에는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에어라이브란 이름은 싸이월드로 통합되고 없어진다. 에어라이브 소프트가 싸이월드랑 결합되면서 새로운 소프트가 되는 것이다. 이후로도 업데이트는 계속된다.

-싸이월드 인수를 나서게 된 계기는?

△출소후 2005년도, 2006년도 재기를 해야하는데, 무슨 서비스를 할까 고민을 했다.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 오션에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모바일 환경으로 넘어가는데, 모바일 트래픽이 80%~90% 넘어간다고 보면은 이게 레드오션이 아니라 블루오션이이라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으로 뭘 잘할 수 있을지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스마트폰이 사람의 눈을 대신한다고 봤다. 내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전송할 수 있다. 이런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생각하다가 ‘유아짱’이라는 회사를 2008년 창업했다.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150억원 정도 들었다. 총 300억원 정도 들 것으로 여겼다.

150억원 정도 하다가 2012년 그리스 금융 위기 등으로 펀딩을 못받았다. 회사가 폐업 수준으로 갔다. 억울하니까 미국에 투자를 타진하러 갔다. 미국에서는 라이브가 핫해지기 시작한 시기에 투자를 못받은 점에 대한 의구심을 보였다. 이후 2014년에 국내에서 100억을 더 받았다.

미국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우선 ‘메인’을 실리콘밸리로 옮기고 나스닥으로상장하는 구조로 가야한다고 봤다. 그곳에 법인을 만들고 글로벌화했다. 유아짱을 에어인크로 바꿨고 짱라이브를 에어라이브로 했다. 실제로는 같은 서비스다. 주주들도 그대로 구성돼 있다.

참고로 미국 애들은 한국에서 온 애들한테 투자 안한다. 그게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에 전세계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글로벌 서비스에 도전한다. 90% 이상은 다 죽는다. CEO가 미국 사람이 아닌데다 문화적인 차이도 크다. 경영상의 차이점도 있다. 미국 본토 서비스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미국에서 마케팅을 하고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고객을 확보하려고 했는데 그가 안됐다. 우리 손으로 만든 플랫폼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외면당했고 미국에 가서도 무시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 가니까 한국사람들 SW 잘한다는 생각 안한다. 라인이 이번에 성공을 거뒀지만 일본에 가서 성공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일본 회사라고 본다. 라인도 미국 시장에는 진출 못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았고 힘들었다. 회사가 어려워진 것이고. 결국은 마케팅을 돌파해야하는데 싸이월드가 눈에 들어왔다.

싸이월드 역시 종업원 지주제로 나온 이후 투자가 안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도 있고 이 둘이 찰떡 궁합이었다. 그래서 맨손으로 가서 얘기했다. 힘을 합쳐보자 한 것이다.

-전제완을 성공 사업가로 이끌었던 프리챌이 무너진 이유.

△당시 우리나라 포털로는 네이버, 다음, 야후가 있었다. 야후는 미국에서 돈을 받았다. (미국에서 돈이 끊기고) 결국 야후가 없어졌다. 다음은 2등이었는데, 상장돼 있었다. 코스닥에.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보니까 자본으로 돈을 더 받을 수 있었다. 네이버 자금이 가장 여유로웠다. 한게임하고도 합병이 됐고. 네이버가 그런 구조가 아니었으면 안됐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1등이 다 먹진 않는다. 2등도 30% 먹는다. 우리나라만 유독 쏠림 현상이 강하다. 미국은 1등이 50% 먹고 2등이 25% 먹고 나머지 3등 부터가 나머지 25%를 먹는 구조인데, 우리나라는 1등이 70%~80% 먹고, 2등이 나머지 10%~15% 먹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서 3등인 프리챌, 더욱이 대기업과 연결되지 않은 프리챌이 살아남기 힘들었다. 펀딩 환경도 갈수록 안좋아졌다.

회사가 포털 경쟁에서 진 것이다. 시장도 작고 회사가 특수하고. 프리챌은 유료를 중심으로 소프트한 회사로 키울 생각이었다. 유료화라는 게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유료화를 시작한 게 아니다.

시장 상황이 그랬다. CEO로서 마지막 살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펀딩이 됐거나 외국 자본이 들어왔다면 안했을 것이다.

싸이월드는 그때 3등도 아니었다. 한참 뒤. 프리챌이 1200만 할 때, 싸이월드는 200만이었다. 싸이월드가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싸이월드가 SK에 매각됐을 때 싼 값에 갔을 것이다.

싸이월드는 SK텔레콤에 가서 대기업 자본과 만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공교롭게 프리챌에서 이탈한 가입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자본의 안정이 성장에 주효했다. 더욱이 통신 회사랑 결합했다. 엄청난 마케팅 파워를 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싸이월드 자체적으로 재미있는 요소를 실제로 갖고 있었다. 문제는 대기업 자본과 벤처가 뭉쳤는데 왜 끝까지 가지 못했을까. 그건 SK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회사가 싸이월드를 인수했다면 달라졌을 것 같다. 문화 자체가 다르고 출발 자체가 IT회사다보니까 그렇다. SK텔레콤 자체가 대기업이고 소프트 중심의 회사가 아니다보니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경영 문화 등이 대기업이다보니까 잘 키우기 어렵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SK도 그런 반성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신속한 의사결정 못하고,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갔으니까. 그래도 SK에게는 큰 자산이다. 앞으로 또 벤처기업과 힘을 합쳐 세계로 나가거나 할 때 등. 세계에 나가는 게 누구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싸이월드는) 돈도 있었고. 회원도 있었다. 다만 그 (대기업) 문화라는 복병이 있었다. 그렇지만 국내 대기업중에서 SK만큼 투자한 곳도 없다. 삼성이나 LG는 왜 안하고 있는가.

SK는 그래도 시도를 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마지막이 좀 안타까웠다. 대기업도 좀 우리나라에서 체질이 바뀌어서 소프트를 중시하거나 벤처를 할 수 있는 문화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벤처로 성공한 네이버 같은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M&A를 해야한다. 미국은 벤처 1세대가 돈을 벌면 M&A도 하고 파이를 많이 키운다. 우리는 아직 폐쇄형 시스템이다. 선순환 구조로 안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정부, 대기업, 벤처로 성공한 사람들 모두가 다 ‘미스’가 있는 것 같다. 실제 벤처하는 사람들은 어렵다. 조금 성장하다가 다 죽고. 해외 나가면 무시당하고. 이 고착된 구조가 깨져야한다.

이번에 라인이 일본에 가서 어찌됐든 간에 1조5000억원 정도 돈을 모아 왔는데 저는 그 돈 갖고 벤처에도 투자를 해 기여를 했으면 한다. 5억원 이 정도 말고.

-구속 등 어려웠던 시기에 대한 소회

△연봉 몇천만원 받다가 주식 몇 백억이 되면 마치 내가 뭐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 밖에 없다. 교만이 찾아온다. 기사도 나오고. 그런데 벤처 사업 17년을 하면서 부침이 여럿 겪었다. 그런 것이 수단이 될 지언정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보니까 자유스러워져있다.

감옥은 2002년 12월 3일날 가서 하루 빠진 790일을 살았다. 결과적으로는 횡령 배임이라는 죄목이었다. 개인 돈으로 쓴 게 아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까 주가가 떨어지고 어려워지다보니까 주주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였다.

벤처 생태계에서 ‘인마이포켓’ 했다면 정말 나쁜 일이다. 그러나 회사를 살리기 위해 했던 일들의 경우 법률적인 해석이 어렵다. 너무나 많은 이해 관계자가 있는데 ‘긴급체포’라는 방식으로 매를 대는 게 그렇지 않나.

벤처가 성공을 해도 연단없이 한다면 성공의 가치가 없다. 굉장히 성공한 벤처인들이 대화를 하고 모범적이고 존경을 받고 강의도 하고 활동을 하면서 성장을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프리첼과 싸이월드 이용자들한테 하고 싶은 한마디.

남녀 관계로 생각한다면 애증일 것 같다. 많이 사랑도 했지만 최근에 싸이월드 보면서 밉기도 할 것 같다. 과거에 있는 부분은 잊어주고 좋은 추억만 많이 회상해주길 바란다.

잘못한 부분은 예쁘게 다듬어서 잘해보겠다. 한번 잘못했다고 해도 버리지 말아달라. 나중에 노부부가 걷듯이 그런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프리첼 이용자들한테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프리챌 이름의 뜻은 자유와 도전이다. 프리챌이라는 이름은 었지만 그 가치는 싸이월드에서 심화될 것이다. 너무 많이 미워하지 말아달라.

-마지막으로 첨언을 한다면.

△한국 인터넷의 20년의 역사와 특수성이 현재 싸이월드 안에 다 녹아 있는 것 같다. 회사가 만든 게 아니라 국민들이 만든 것이다. 그 만들었던 가치. 앞섰던 가치가 여기서 스톱이 되면 안될 것 같다.

한국인의 추억이 되는 소프트, 베이스가 되는 것을 갖고 나오겠다. 순수 벤처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 고객들이 동참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앞으로도 믿고 정말 많이 사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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