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배용준 싸인 좀 구해줘" 벤처기업 속탄다

한국정보통신, 일본 바이어 주려고 한달째 `동분서주`
  • 등록 2004-09-09 오후 2:17:17

    수정 2004-09-09 오후 2:17:17

[edaily 이진우기자] 한 벤처기업이 영화배우 배용준씨의 싸인 한 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애태우고 있다. 주인공은 신용카드 단말기 제조업체인 한국정보통신(025770). 일본의 새 거래처를 뚫는 과정에서 만난 일본업체 관계자가 "욘사마(배용준씨에 대한 일본식 애칭)의 싸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우연히 한마디 건넨 것이 발단이었다. 한국정보통신의 해외영업 담당 임원은 "지난달 일본 대기업 종합상사 관계자들과 무선신용카드단말기 수출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류열풍 이야기가 나왔다"며 "상사 관계자가 가족들이 모두 욘사마의 팬인데 싸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한 번 구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쪽은 지나가는 이야기로 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쪽과 진행하는 상담이 제법 규모가 큰 건이어서 수출 성사를 위해서라도 꼭 싸인을 구해다 주고 싶었다"며 "비즈니스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쉽게 받을 수 있을 것 같던 배용준 씨의 싸인을 막상 구하려고 하자 의외로 쉽지 않았다는 것.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스포츠지나 방송국쪽 지인들을 통해서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허사였다"며 "연예기자나 PD들도 다른 연예인이라면 모르겠는데 배용준씨는 본인들도 만나기 어렵다며 좀 힘들겠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털어놨다. `욘사마 싸인 구하기`가 이처럼 난관에 부딪친 것은 배용준씨의 독특한 자기관리 방식 때문이다. 토크쇼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다른 연예인들과는 달리 배용준씨는 토크쇼나 오락프로그램에는 절대 나가지 않는다. 방송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출연섭외가 어려운 연예인 1순위로 소문이 났다. 본인의 싸인도 아무 종이에나 하지 않고 본인의 얼굴이 들어간 전용 싸인지를 일정량만 갖고 다니며 싸인 받는 사람의 이름까지 꼼꼼히 써주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것. 싸인을 남발하지 않고 한장을 해도 정성껏 해준다는 게 브랜드 관리 전략 중 하나다.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천신만고 끝에 매니저와 겨우 연결이 됐지만 일정이 바쁘니 좀 기다리라는 이메일만 받았다"며 "바이어들과 상담 일정은 끝나가는 데 제품 수출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사정하기도 뭣하고 참 난감하다"고 답답해했다. 욘사마 싸인 구하기는 한국정보통신의 향후 사업구도와도 관계가 깊다. 신용카드 결제망을 제공하는 댓가로 받는 수수료가 이 회사의 주수익모델이지만, 지난해부터 사업다각화를 위해 신용카드 단말기 해외수출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특히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은 일본 시장에 영업사원용 신용카드 무선조회기를 수출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 9월 푸르덴셜 영업사원용 무선조회기를 수출한 이후 사용자들의 반응이 괜찮아서 추가 수출을 추진중인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의 품질 요구 수준이 높아서 지난 1년간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일본 시장의 눈높이에 맞도록 제품의 품질을 높여놨고 일본 수요자들도 제품 도입을 검토중이어서 일본의 대기업 상사인 N사와 거래를 시작하면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이 더 수월해진다는 점에서 한국정보통신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한국정보통신 박종국 홍보팀장은 "일본 측에서 엄청난 접대나 리베이트를 요구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겠지만 인기 연예인의 싸인 한장을 갖고 싶다는데 모른 척 하기도 어렵고 아주 난감하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거래이고 제품 기능도 요구 수준에 어렵게 맞춰놨는데 욘사마 싸인이 마지막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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