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새책)맛있는 일상, 맛 한번 볼래?

`런치 브레이크 스토리`
  • 등록 2006-08-17 오후 5:17:45

    수정 2006-08-17 오후 5:20:30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맛있는 음식에 문화적 식견으로 양념을 친 음식 에세이.

매리 포핀스와 샌드위치, 감자와 철학 돼지, 블러디메리와 건강법, 초밥과 플라톤, 조니 뎁과 초콜릿 마녀, 돈키호테와 통조림 등 별로 상관 없어 보이는 소재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내는 작가의 재기 넘치는 상상력과 글솜씨가 놀랍다.

이를 테면 이런 식. "감자를 껍질 째 깨끗이 씻어 십자 모양의 칼집을 낸 다음 뜨거운 오븐에 넣고 45분간 굽고 소금을 살짝 뿌려 그냥 먹거나 샤워크림 같은 것을 조금만 얹어 먹으면 일평생 바람만 피우다 조강지처 발 앞에 무릎을 꿇는 노인처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맛있는 감자를 두고 그처럼 멀리도 돌아왔다는 사실이 얼마나 미안한지!"

"그의 자그마하고 누런 얼굴 위에서 윙윙 돌아가는 구식 선풍기를 바라보며 멀끔하니 서있노라면, 사람의 인생이란 빵 하나를 굽는 것에 쏟을 수도 있고 태평양을 헤매는 것에 보낼 수도 있고, 이렇게 중국인의 빵 집 앞에 서서 빵이 구워지는 것을 기다리며 보낼 수도 있는 거구나 하는 섬세한 생각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아무튼 갓 구운 중국빵의 맛은 그 모든 겸허한 생각의 기운이 꿀처럼 덧칠해져 더욱 맛이 있다. 깨가 솔솔 뿌려진 푸근한 빵을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단팥이 가득하다. 마치 인생의 하이라이트처럼"

`문학의 패스트푸드`라는 개념에 `모모`를 빗대 넋두리를 늘어놓다가 마요네즈 병을 앞에 두고 모파상을 이야기한다. 또 흔해빠진 달걀 프라이와 어린왕자를 묶어 순수함을 논하기도.

즐거움은 멀리 있지 않다. 바쁜 오전 시간을 마감하고 맞은 한가한 점심시간, 가족과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먹는 저녁, 친한 친구들과 모처럼 함께 하는 티타임.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보면 새로운 시선으로 양념을 친 색다른 이야기들이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고솜이 글. 강모림 그림. 도서출판 돌풍.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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