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4.5조 폭증”…HDC현산, 아시아나 인수조건 재협상 요구(상보)

인수계약 마무리 후 5개월여만
“계약 체결 때보다 부채 4.5조 증가…자본잠식 심각”
“자본구조 또 변동시 인수조건 원점 재검토”
  • 등록 2020-06-09 오전 10:55:38

    수정 2020-06-09 오후 9:26:31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9일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의 재협상을 전격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정몽규 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사실을 알린 지 7개월,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 아시아나 인수계약을 마무리한 지 5개월여 만이다. 항공업계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는 등 상황변화에 따른 요구로 풀이된다. 사실상 ‘인수조건의 원점 재검토’ 요구란 해석이다.

HDC현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 없다”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산은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약상 인수거래 종결기한(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단 의사를 밝혔다.

HDC현산은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확인됐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말 인수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한 점, 부채비율이 2020년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해 자본총계 또한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 772억원 감소한 점 등을 들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란 게 HDC현산의 주장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9년 12월말 공시 대비 증가된 2019년 순손실과 2020년 1분기 당기순손실을 합해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된 점도 지적했다. HDC현산은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계열사’에 총 1400억원을 지원한 점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계약 체결일 이후 확인되고 발생한 상황들에 4월 이후 두 달간 11회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차입 조건, 상환 계획 등 중요한 자료의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산은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밝혔다.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 재무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계약 체결일 이후 4조원 이상의 부채 증대 상황 속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등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영업실적 하락, 유동성 부족, 차입금 증대, 자본 잠식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 충분한 대책 마련 등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다만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발전시킴으로써 향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엔 변함 없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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