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롯데주류의 고민..처음처럼 "올릴까 말까"

롯데주류, 소주 가격 인상 두고 고민
여론과 도매상 눈치보랴, 빈병 취급수수료 계산하랴 '골치'
  • 등록 2015-12-10 오전 10:12:11

    수정 2015-12-10 오후 5:45:59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소주 ‘처음처럼’이 소비자와 도매상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소주 가격 인상 여부, 인상 시기를 두고 처음처럼의 제조사 롯데주류가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해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할 정도다. 여론과 도매상 양쪽 모두로부터 비판은 피해야겠고, 내년 있을 빈병 보증금과 취급수수료 인상까지 계산에 넣으려는 욕심이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론과 도매상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다 내년 있을 빈병 보증금과 취급수수료 인상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는 까닭이다.

이달 들어 주류 도매상에서는 처음처럼의 가격 인상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지난 7일 롯데주류가 소줏값 인상에 나선다는 소문이 돌며 일부 도매상들이 처음처럼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고, 주문 물량을 늘렸던 도매상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주류가 도매상들의 눈치를 보느라 14일에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주류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최근 도매상을 중심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주류는 올해 안에 가격을 올릴지, 내년 초에 올릴지는 물론 가격을 올릴지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주류업체들의 가장 큰 고객인 도매상의 눈치도 중요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여론 역시 무섭기 때문이다.

연초 담뱃값에 이어 소주 가격까지 오르면서 ‘서민 물품’의 값이 오른다는 것에 여론은 성이 나 있다. 지금은 가장 먼저 소줏값을 올린 하이트진로에 성난 여론이 향해 있지만, 업계 2위 롯데주류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면 성난 여론은 롯데주류로 향할 수 있다.

게다가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을 병당 54원 인상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가격 인상 계획이 없고, 검토하지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안에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를 속였다’는 비판까지 떠안을 수 있다.

또한 빈병 보증금과 취급수수료 인상도 롯데주류에는 ‘복병’이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빈병 보증금과 취급수수료를 올리기로 했다. 이 가운데 취급수수료는 주류업체가 도매상에 줘야 하는 금액으로, 병당 16원에서 33원으로 오른다.

즉 병당 17원을 주류업체가 부담해야 하는데, 17원 중 몇 %를 소주 가격 인상분에 반영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에서는 롯데주류가 이전 모습과 달리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에도 소주 가격을 동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소주시장은 참이슬이 48~49%가량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처음처럼이 약 17~18%, 무학의 ‘좋은데이’가 11~12%를 점유하고 있다.

이미 편의점 등에서 참이슬의 가격이 높게는 400원까지 오른 상황으로, 처음처럼이 가격 동결로 점유율을 늘릴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올릴 소주가격이라면 더 이상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고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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