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맥주공장 매각 '오리무중'

지난 9월 맥주공장 3곳 중 1곳 매각 추진 공시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 계획
현재 공식적으로 나서는 업체 없어
하이트진로 "조건 맞아야 매각"
  • 등록 2017-11-28 오후 12:03:51

    수정 2017-11-28 오후 12:03:51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하이트진로(000080)의 맥주공장 매각이 오리무중 상태에 빠지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맥주부문 생산효율화를 위해 강원 홍천과 전주, 마산에 있는 맥주공장 한 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연말이 다 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맥주부문의 실적이 4년 연속 적자를 보이며 누적 적자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자 맥주 공장 세 곳 중 한 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9월말 공시했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60%, 하이트진로 26%, 롯데주류 4%, 수입맥주 1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매각은 국내 맥주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2014년 기준 국내 맥주 전체 출고량이 350만5000㎘인 상황에서 마산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34만㎘, 전주공장은 60만㎘, 강원공장은 50만㎘ 수준에 달해서다.

주류업계에서는 ‘클라우드’와 ‘피츠’로 국내 맥주시장에 뛰어든 롯데주류가 하이트진로 맥주공장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수제맥주 레스토랑인 ‘데블스도어’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나 ‘제주소주’를 생산하는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이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인수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50만㎘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하이트진로 강원 홍천 공장(사진=하이트진로)
11월 말 현재 롯데주류와 신세계푸드 등은 인수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충북 충주의 맥주 2공장이 8월 하순부터 생산 본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클라우드와 피츠의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도 “지금으로서는 인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부산과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무학그룹만이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이달 초 그룹내 CEO와의 대화를 통해 하이트진로의 마산공장 인수설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류업계 내부에서는 신세계그룹이 현재 입장과 달리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2014년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를 열 때에도 직접 매장 인테리어 등에 공을 들이며 주류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지난해 6월 이마트가 제주도에 기반을 둔 제주소주를 인수 한 뒤 올해 신제품 ‘푸른밤’을 출시한 배경에도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제주소주를 인수할 당시에도 사전에 움직임이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며 “만약 신세계가 하이트진로 공장 중 한 곳만 인수해도 종합주류회사로 위상이 달라지는 만큼 내부에서는 손익계산을 따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매각과 인수는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만 하는 것이니만큼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경영효율화를 위해 공장 매각을 추진한 만큼 공장 가동률이 다시 높아지는 등 변수가 생기면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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