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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브리핑을 열고 “1일 오전 딸이 외출한 사이 잠이 들어있던 피해자가 깨어나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신고할 것을 두려워한 이영학이 수건과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딸(14)과 사전에 범행을 계획, 지난 9월 30일 낮 12시 20분쯤 피해자 A(14)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추행하고, 이튿날인 10월 1일 딸이 다시 외출한 사이 잠에서 깬 A양이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딸과 함께 시신을 강원 영월군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지인 박모(구속)씨 차량을 이용했고, 이후 은신처를 마련하는 데도 박씨의 도움을 받았다.
A양을 지목해 데려오게 한 이유에 대해 이영학은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 “A양이 착하고 예쁘니 데리고 오라고 했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반복했다.
경찰은 전날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이영학을 면담한 결과, 부인 사망 이후 성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한 이영학이 성인 여성보다 유인이 쉬운 딸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신 유기에 가담한 딸의 심리상태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맹목적 믿음의 대상으로 모든 행동과 의사 결정이 이영학에게 맞춰져 있다”며 “강력한 심리적 종속관계로 가치 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 여부도 조사했지만, 다른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달 6일 자택에서 투신해 숨진 부인을 성매매에 이용하고, 딸을 내세워 모든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등은 별도 수사를 통해 규명할 방침이다.
앞서 이영학은 이날 오전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취재진 앞에 멈춰 서서 살해 동기를 묻는 말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제가 아내가 죽은 후 약에 취해 있었고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일단 사죄드리고 천천히 그 죄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죄송하다”란 말을 반복한 이영학은 “더 많은 말을 사죄해야 하지만 아직 이 모든 게 꿈같이 느껴져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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