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주식회사 이영애가 남긴 것

  • 등록 2006-02-09 오후 5:19:28

    수정 2006-02-09 오후 5:21:10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한류 톱스타로 떠오른 이영애의 이름을 딴 `주식회사 이영애` 허위설립 파문이 주식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인들의 입에도 오르내리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책임이 해당 기업쪽으로 돌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자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을까요. 증권부 김세형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7일 코스닥 상장사인 뉴보텍(060260)이 `주식회사 이영애`(가칭) 설립 공시를 하던 날 장이 끝나자마자 인터넷상으로 이영애측이 공시 내용이 100% 거짓이라고 주장한다는 글이 돌았습니다.

진실여부 확인을 위해 이영애의 변호사와 소속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봤습니다. 소속사 대표는 이미 그일로 여러차례 전화를 받은 듯 했고 귀가 따가울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몇마디 하자마자 "엔터테인먼트업체가 너나할 것없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미친 것 아니냐"고 성토했습니다.

지난해초 팬텀이 엔터테인먼트 우회상장으로 대박을 친 이후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의 코스닥 우회상장은 이미 일상화된 일이었기에 평소 비슷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일면식도 없고 처음 통화한 상대가 이런 말을 하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견 이해는 갔습니다. 그동안 무척이나 우회상장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테니까요.

소속사 대표는 심지어 팩스나 메일 하나 달라 보내놓고선 이영애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리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도 많은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주식시장으로 달려가다보니 비상장 엔터테인먼트기업은 씨가 말랐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실제 소속사 대표말대로 음반기획사로는 이제 서태지와아이들 출신의 양현석이 최대주주로 있는 YG패밀리와 비를 소속사로 둔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뿐이 남았을 뿐입니다.

매니지먼트 회사는 어떻습니까. 코스닥시장을 둘러보면 국내 1위라는 IHQ를 비롯, 브로딘미디어, 여리인터내셔널, 팬텀 등 수십명의 연예인을 보유한 회사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작년에 인수합병(M&A)이라는 다소 손쉬운 방법을 통해 주식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영화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 제작사라고 불리는 싸이더스FNH가 이미 KT와 싸이더스를 통해 주식시장과 연을 맺고 있는 것은 물론 MK픽쳐스, 팝콘필름 등 상당수가 주식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프라임그룹 계열의 이노츠는 최근 엘제이필름을 인수한 데 이어 코리아엔터테인먼트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는 데 이노츠에 따르면 코리아엔터가 현재 독립법인으로 남아있는 몇 안되는 제작사 중 하나라고 합니다. 드라마 제작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JS픽쳐스, 이관희프로덕션이 이미 주식시장에 진입했습니다.

기업이라 부를만한 엔터테인먼트업체 말고도 사실상 1인 기업 성격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러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장동건, 이효리, 최진실 등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몇 안 남은 이영애 사건도 발생한 것이고 배용준의 BOF 역시 우회상장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한류가 확장되고 엔터테인먼트도 업에서 산업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만큼 우회상장이라하더라도 이들의 효과적인 사업 영위를 위한 주식시장 진입을 무턱대로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한류가 우리의 성장산업이라면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고 말할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나 잡음이 많다는 데서 소속사 대표가 미친 것아니냐고 성토했을 것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이미 팬텀이나 스펙트럼DVD 등의 경영진이나 최대주주가 시세조종 소위 주가작전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주가조작혐의뿐만 아니라 그들 내부의 문제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연예인비리사건으로 인해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들도 지금은 멀쩡히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십수년간 한솥받을 먹던 이들끼리 이사직을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엔터테인먼트업계 종사자들이 주식시장을 손쉬운 돈벌이 용도로 생각하는게 아니냐 하는 것일 겁니다.

최근 우회상장을 진행한 업체는 진행과정에서 협상이 깨질 뻔했습니다. 이유는 협상이 진행되던 중에 협상의 상대방측 주변 인물들이 미리 소식을 듣고 해당 업체 주식을 집중 샀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가격이 올라갔고 협상도 무산될 뻔 했죠.

엔터테인먼트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기업 관계자들은 별다른 신중함 없이 주변 인물들에게 이번에 어떤 상장업체와 M&A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답니다.

그같은 이야기는 연대감이 강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금세 퍼지는 데 설령 나중에 딜이 되지 않더라도 그 소문을 나중에 듣고 사는 일반투자자들이 있기에 충분히 이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현재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은 소위 개미투자자들입니다. 이들의 정보력은 그다지 빠른 편도 아니어서 손해도 가장 크게 보는 축에 속합니다. 인기를 가져다준 사람들에게서 그들의 재산도 빼앗아가는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이 좀 더 신중해 지기를 바라면서 그들 또한 분명히 시장의 메시지를 새겨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원의 경우 스펙트럼DVD 사건에 휘말렸는 데 하지원은 TV CF 3곳중 2곳을 이미 잃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제품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기 위해 모델 교체를 검토해 왔고 계약기간도 만료됐다고 하지만 스펙트럼DVD로 훼손된 이미지도 한 몫했다고 보는 것도 100%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모델은 이미지가 생명이니까요. 나머지 한 곳도 계약기한인 이번 여름까지는 계속 계약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난처한 입장이긴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하지원의 주장대로 무혐의로 판명나더라도 이전의 인기를 누리기까지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이영애가 초기에 강력 대응했지만 이영애를 모델로 사용하고 있는 회사들의 심기도 편하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연예인을 물건에 비유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제조업으로 치자면 연예인은 제품에 해당합니다. 소비자들은 누구만 특별히 위해 주는 제품, 하자가 있는 제품이나 하자가 있다라고 들려오는 제품은 외면하게 되어 있습니다. 유지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 회사들도 마찬가지지요.

`주식회사 이영애` 해프닝은 품질높이기보다는 한탕주의로 손쉽게 대박을 터뜨려보자는 금전만능주의가 낳은 필연적 결과물로 보입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영애씨는 운없게 그 파편을 맞은 셈이고요.

과연 이번 뿐일까요. 이 업계에서 `대박바이러스`가 치유되지 않는 한 이와 유사한 사건을 앞으로도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게 뻔합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그러니까 연예계는 보다 멀리 보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정말 대박을 바란다면 코앞만 볼 게 아니라 세계를 대상으로 한 진정한 대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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