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價 폭등 직격탄…기업 98% "올해 영업익 감소 불가피"

대한상의, 제조업 304개사 대상 조사
10곳 중 3곳 “제품 팔면 팔수록 손해"
"정부, 기업 비용부담 줄일 대책 마련"
  • 등록 2022-04-14 오후 12:00:00

    수정 2022-04-14 오후 12:00:00

1. 중견건설기업 A사는 최근 적자 위기에 봉착했다. 전체 공사비의 30%를 차지하는 철근·시멘트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이 20%가량 급등하면서다. 문제는 공사 대부분이 2~3년 전에 수주한 것이어서 마땅한 대책도 없다는 점이다. 다음 달에도 건자재 가격 인상은 물론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어 회사 분위기는 말 그대로 ‘침울’ 그 자체다.

2. 식품기업 B사는 수년간 동결해왔던 제품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이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밀가루·설탕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물류비까지 상승하다 보니 더는 버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A·B사처럼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물건을 팔면 팔수록 되레 손해를 보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제조기업 304개사를 상대로 실시·발표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영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기업의 75.6%는 ‘제품 생산단가가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다. 반면 ‘조금 증가했다’거나 ‘거의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21.4%와 3.0%에 그쳤다. 이는 실제 영업이익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6.8%는 최근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31.2%에 달했다. 즉, 기업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전체의 98%에 달한 셈이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472%가량 폭등했다. 반도체 핵심원료인 네온과 크립톤도 전년 동기대비 올해 초 각각 260.9%와 105.1% 뛰었다. 대표적 원자재 가격 지수인 S&P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는 1분기에만 29%가 올라 1990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면 매출에 부정적 영향(42.7%)을 주는 탓에 기업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약 원자재 가격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제품가격 인상’(78.9%)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 측은 “그간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가격을 어느 정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기업들은 꼽은 정부 대책으론 ‘전반적인 물가 안정화’(39.5%)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지원’(36.5%), ‘납품단가 합리적 조정 지원’(9.9%), ‘관세 인하 등 비용 부담 완화’(9.5%), ‘운영자금 지원’(4.6%)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전인식 산업정책실장은 “기업들은 당장의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고민도 크지만,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복합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원자재 가격문제뿐만 아니라 임금, 금리, 물류비 등 기업의 비용부담 요인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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