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 오른 주호영…인사청문회·공수처장 문제 ‘첩첩산중’

두 번째 재신임 소동 후 행보 순탄치 않아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낙마 관건
중립적 공수처장 인물 추천·내부 결속도 과제
성과 달성시 당대표 직행…보선·대선 승리 초석
  • 등록 2020-12-23 오전 11:00:00

    수정 2020-12-24 오전 11:05:12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재신임 소동을 빚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임시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재신임을 얻어냈다. 그는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과의 국회 상임위원장 협상에서도 야당이 맡아왔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못 지켰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재신임을 받은 바 있다. 일단 당내 동력을 다시 확보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주 원내대표가 또다시 검증대에 올랐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거여 입법독주에 속수무책

그는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취임해 그간 102석(23일 기준)의 제1야당을 이끌어왔지만, ‘180석’(비례정당 포함) 거여(巨與)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적인 열세 상황에서도 원내투쟁 등으로 이전의 지도부와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왔지만, 각종 입법 독주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정점은 공수처장 추천과 관련해 야당 측 후보추천위원의 비토권(거부권)을 삭제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였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지난 9일 정기국회 내 통과는 저지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민주당은 다음날 임시국회를 열어 보란 듯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의석수 3분의 1)만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의 한 인사는 “지금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두 번째 재신임을 얻어낸 주 원내대표는 우선 4개 부처(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확실한 성적을 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변창흠 국보투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벼르고 있다. 국토부 장관 자리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흉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 지지도는 물론 집권 여당의 지지도도 하락하고 있는 지금의 기회를 주 원내대표는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임시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한데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표명을 했으나 재신임을 얻어냈다.(사진=연합뉴스)


향후 성과 따라 행보 엇갈려

주 원내대표는 또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여당의 물리력에 밀리지 않고 ‘중립적’ 후보를 추천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미 통과된 공수처법 개정안은 어쩔 수 없다지만, 마지막까지 중립적 후보 추천을 통해 야당의 억울함을 호소력 있게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그는 원내 결속력을 다지는 일도 남아 있다. 재신임을 받긴 했지만, 적지 않은 의원들이 재신임을 예상치 못했던 터라 불편한 심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강경 보수단체(폭정종식 민주정치 비상시국연대)와 손을 잡은 데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남아 있다. 당이 추진하는 중도·개혁 방향과 정반대의 행보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이처럼 주 원내대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두 번째 재심임 후 그의 성적이 중요한 이유는 차기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검증대에서 성과를 낸다면 기세를 몰아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의 기반을 닦을 수 있는데다, 차기 당대표까지 직행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게다가 두 곳의 보궐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정권교체의 주역이나 초석을 놓은 인물로 기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소기의 성과 없이는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역임했다는 이력만 남게 될 것이다. 과연 그가 ‘역대 최약체’, ‘무기력한 야당’ 등 비판을 받는 불명예 원내대표로 남을지, 아니면 대국민 호소로 정부·여당의 폭주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이끌어낼 제1야당의 지도자로 남을지는 지금부터 그의 성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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