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이끈 것은 벤처활성화 정책에 따른 소위 테마주들이였다. 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이들 테마는 다소 풀이 죽은 반면 NHN을 필두로 하는 질적 요건까지 갖춘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개인뿐 아니라 기관까지 달려들어 상승 시너지를 내고 있다.
기술적 분석상 코스닥지수는 700선을 넘어서면서 다시 새로운 상승의 역사가 쓰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탄탄한 수급과 경제 회복속에 800선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11월 한달동안 단 하루만 쉬고 오르는 등 상승 기울기가 가팔라지면서 단기 조정은 언젠가는 한 번 거쳐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말 380.33..현재 727.43..두 배 육박
12월1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11% 상승한 727.4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코스닥지수 380.33에 비할 때 무려 91.3%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코스닥시장은 하루만 빼놓고 상승하는 무서운 기세를 보였다. 덕분에 21일 연속 상승이라는 전무한 기록을 세웠다.
연초 상승세는 테마주가 주도했다. 지난해말 정부는 벤처활성화대책을 내놨다. 90년대말부터 2000년초까지 각광을 받다가 거품이 붕괴되면서 커다란 후유증을 남겼지만 역시 우리나라의 성장엔진은 벤처라는 인식이 깔여 있었다.
이들이 상반기 상승을 주도했다면 하반기부터는 NHN(035420)를 필두로 하는 실적이 되는 업체들이 상승을 주도하게 된다. NHN은 지난 5월20일 올들어 처음 10만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24만원대로 뛰어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8286억원, 코스닥 시가총액비중만도 5.33%에 달한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의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의 안정적인 매수세가 첫번째 상승요인"이라며 특히 "코스닥 강세의 진정한 이유는 선도주의 질적인 변화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우량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이익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이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것.
◇코스닥, 800이 보인다..코스피보다 더 많이 오른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의 화두는 단연 `성장`이다. 재무구조 개선 등에 나섰던 대기업들도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동국제강그룹의 유일전자 인수, 최근 동양제철화학의 미국 기업 인수와 소디프신소재 인수에 보듯 중견 그룹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환경속에 코스닥시장은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국내 증시는 지난 2001년 이후의 추세였던 가치주 중심 흐름에서 성장주쪽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99년 이후 처음으로 재차 미래 성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코스닥시장은 내년 코스피 예상 상승률을 웃도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30∼50%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서정관 메리츠증권 시황팀장은 "현재 700선대의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지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논쟁에 휩싸였던 지수대"라며 "코스닥 역시 내년과 내후년 실적을 감안할 때 저평가 환경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현 지수대보다 20% 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주도주는 여전히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터넷을 필두로 한 IT주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투자가 진행되는 반도체 장비나 통신장비쪽도 선도권에 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내수회복과 함께 홈쇼핑은 물론 내수 성격이 있는 부품주들도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정보통신부의 IT 839 정책과 벤처활성화대책의 효과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정책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이나 종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팔라진 상승 곡선..조정은 필수
하지만 21일의 전무한 기록뒤에 나타난 조정은 너무 짧고 그 폭도 적정치 않아 단기적으로 조정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플래닛82같은 미래성장성에만 기댄 주식이 시가총액 10위권에 드는 등 일부 테마주가 과열 양상을 띄는 것은 자칫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조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상승 기울기가 너무 가팔라지고 있다"며 "단기간 시세가 분출한 뒤 조정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수급측면이 강화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테마주까지 단기간 급등하는 것은 문제"라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