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늘린 델타..KCGI vs 조원태 회장측 향방은

지분경쟁서 밀린 KCGI "한진, 지배구조 개선엔 박차"
KCGI·조원태 회장측 갈등 장기화..내년 3월 주총이 분수령
  • 등록 2019-08-02 오전 11:43:51

    수정 2019-08-02 오전 11:43:51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조인식(사진=대한항공)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델타항공이 예고했던 대로 한진칼(180640) 지분을 확대하면서 한진칼과 경영 방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와 조원태 한진칼 회장측간 갈등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델타항공이 조 회장측 백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KCGI가 조 회장측과의 지분 경쟁 게임에서 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KCGI측은 조 회장측에 만남을 요청하는 등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라 양측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KCGI측, 지분 경쟁에선 밀려..지분 격차 18~23%포인트

KCGI와 조 회장간 갈등은 내년 3월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23일 조원태 회장과 공석이 된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KCGI측은 그동안 조 회장측에 요구했던 경영개선 사항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진 교체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조 회장측은 임기 연장을 통해 경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할 전망이다.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지분 확보가 중요한데 지분 경쟁에선 KCGI측이 한참 밀려있다. 델타항공이 조 회장측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대한항공(003490)과의 장기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것일 뿐 백기사 역할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으나 시장에선 여전히 델타항공을 백기사로 보고 있다. 한진칼의 경영진이 변경될 경우 조인트 벤처 사업 안정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델타항공이 조 회장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조 회장측의 지분은 34.06%(조 회장측 28.93%+델타 5.13%)로 KCGI측 지분(15.98%)와 무려 18.08%포인트 차이가 나게 된다. 더구나 델타항공이 10%까지 지분을 늘리기로 한 만큼 지분 격차는 22.95%포인트로 커질 수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선 (한진칼 주가 2만7000원선 기준) 3913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며 “신규 자금 출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단기간 내 KCGI가 지분 격차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KCGI는 5개 펀드를 통해 각각 SPC(특수목적법인)를 세워 한진칼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미 4개 펀드가 평가 손실이 난 상황이라 자금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진칼 주가가 33.6%나 급락하면서 평가손실이 커졌다. 또 보유 지분의 3분의 1인 5.51%는 증권사, 저축은행 등 주식 담보대출에 매여 있어 주가 추가 하락시 반대매매는 물론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조 회장 측이 주식담보대출 등이 걸려 있는 지분을 7.75%에서 5.29%로 축소한 것과 대비된다.

조 회장측에 만남 요청한 KCGI..지분 상속 배분 변수도 남아

그나마 한진칼 12%의 지분을 보유한 KCGI1호 펀드, 그레이스홀딩스의 매입 단가가 2만5000원이라 평가 손익이 유지되고 있다. 이 펀드는 만기 14년, 10년 환매 금지라 KCGI로선 한진칼을 조기 매각할 가능성도 낮단 평가다.

실제로 KCGI측은 지분 15%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신고 승인을 받자 이를 계기로 한진칼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 회장과 최근 경영에 복귀한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상대로 만남을 요청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영위기에 대처하는 경영진의 전략과 한진칼 책임경영 체제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KCGI측은 연초 한진칼에 대한항공 부채 비율 축소와 신용등급 상향 등을 위한 경영방안을 제시했으나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은 작년 말 747%에서 올 3월 말 819%로 증가했다. 정연승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잉여현금흐름 감소가 불가피해 차입금 감소 여력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KCGI측 입장에선 조 회장측이 KCGI측의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절대 다수인 소액주주 지분을 KCGI측의 우호지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을 3%대로 추정되고 델타를 제외한 외국인 지분은 6% 정도라 소액주주 지분이 40%에 달한다. 소액주주들이 무조건적으로 대주주의 의견을 들어줄 가능성은 낮단 평가다. 실제로 올해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으로 횡령·배임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는 즉시 이사직을 상실하는 이사 자격 제한 관련 정관변경 안건을 내놨는데 찬성 48.7%, 반대 49.3%로 간발의 차로 부결됐으나 소액주주들의 찬성 비율이 19.4%로 반대 비율(9.1%)보다 두 배 이상 됐다.

아직까지 고 조양호 전 회장 사망 이후 한진칼 보유 지분에 대한 상속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변수다. KCGI측은 이런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이 회장직 선임 절차의 정당성을 제기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조 회장측에선 상속세 납부는 물론 상속에 따른 지분 배분이란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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