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양의사·한의사간 "포스터 전쟁"

"감기는 한방으로" 對 “한방은 위험하다” 주장
  • 등록 2005-02-15 오후 9:32:23

    수정 2005-02-15 오후 9:32:23

[조선일보 제공] 감기치료 홍보를 둘러싼 양·한방 의사들간의 갈등이 법정 분쟁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회장 김현수) 최방섭 사무총장은 15일 “최근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장동익) 등이 벌이고 있는‘한약 복용에 따른 피해 줄이기 캠페인’은 한방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들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고소장을 빠르면 이번 주 내로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내과의사회는 이달 초부터 ‘한약 복용에 따른 피해 줄이기 캠페인’을 벌여, ‘한약 복용 시 주의하라’는 내용의 포스터 1만1000부를 제작, 전국 내과에 배포 중이다. 이 포스터는 “일부 한약제는 독성간염, 심장병, 신장병, 위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한약 복용 전에 반드시 병·의원 의사와 상담하라”고 적혀 있다. 이에 앞서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는 지난 달 31일 ‘감기 워크숍’을 갖고, ‘우리 가족 감기는 한방으로’, ‘아이들 감기, 한방으로 다스린다”란 두 가지 종류의 포스터 2만 5000부를 제작해 전국 한의원에 배포했었다. 이 포스터에는 “한방은 부작용이 없어 임산부도 부담없이 치료받을 수 있으며, 겁많고 까다로운 아이들도 주사기의 두려움 없이 빠른 치료가 가능합니다”라고 적혀있다. 포스터로 점화된 이 사태는 양의·한의간 ‘생존’ 문제가 걸린 갈등이어서 또 다시 대규모 분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의사들은 지난 해 법원이 ‘한방병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이 문제없다’고 판결한 이후 한방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인 상태로, 이번 포스터 파동까지 겹치면서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와 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 등 19개과 개원의 2만 20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한 ‘각과 개원의 협의회(회장 장동익)’는 지난 14일 월례 회의를 앞당겨 갖고 내과의사회가 시작한 ‘한약 부작용 줄이기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이와관련, 장동익 회장은 15일 “캠페인의 취지는 한방이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며 “법정까지 간다면 오히려 한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더 알려질 것이기 때문에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그 근거로 지난 1993년 일본에서 출간된 ‘한방은 효과없다(경제계·다카하시 코세이)를 들었다. 장 회장은 “지금까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한방의 부작용에 대해 심증만 있었지만 일본인 의사가 200여편의 논문을 검토해 발표한 과학적인 증거를 최근 확보하고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선 것”이라며 “한국에서 자체 조사된 사례와 함께 책자로 만들어 전국 개원의에 2만부 가량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측에서는 “확인한 결과 해당 서적은 현재 일본에서 절판된 상태”라며 “2000년 이후 일본 의사들이 낸 다른 책에서는 800여편의 논문을 바탕으로 한방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는데도, 유독 13년 전의 책 한권을 근거로 한방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수 회장은 “오히려 양의에서 감기 치료에 66%이상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과 부작용을 초래하는 항생제 남용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병원과 한의원을 찾은 환자들은 ‘밥그릇 싸움 아니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의원에서 만난 주부 이정화(42)씨는 “한의든 양의든 감기는 어차피 치료해도 금방 눈에 띄게 낫지 않더라”라며 “양쪽의 주장이 엇갈려 어디를 가야할지 더 헷갈리기만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만난 이병매(42)씨도 “전남 구례에서 장이 편찮으신 어머님을 모시고 서울까지 올라왔다”며 “어차피 밥그릇 때문에 종합병원 등 큰 병원 전문의들이 서울에 몰려있는 게 아니냐. 지방에서는 한의를 찾다가 안되면 서울 병원으로 올라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토마토에 파묻혀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