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1991년 이후 첫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이 올해 과학기술계의 대표 뉴스로 선정됐다.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보다 약 15% 삭감했는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에도 줄이지 않았던 터라 과학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새로운 준입자 애니온 현상 발견과 세계 최초 밀 스피드 육종 기술개발 등이 6대 뉴스로 선정됐다.
| 올해 6대 주력분야별 대표 뉴스에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예산 삭감 등이 포함됐다. 누리호 3차발사, LK-99 논란 등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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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올해 과학기술계가 선정한 6대 분야별 주요 뉴스를 발표했다. 과총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 해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과학기술 이슈로 구성된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2005년부터 선정해 발표해왔으나 올해부터 6대 뉴스로 변경했다.
과총은 이학과 공학, 농수산, 보건의료, 종합 등 5개 과학기술분야와 과학기술정책 분야를 더한 6개 주력 분야를 선정하고 하위 10대 뉴스를 각각 선정했다. 6대 뉴스에는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정책)을 비롯해 △새로운 준입자 애니온 현상 발견(이학) △액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 정립(공학) △세계 최초 밀 ‘스피드 육종’ 기술 개발(농수산) △부정맥 치료 새 길(보건의료) △남극해 해양생물 보존 관리 선도(종합) 등이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뉴스는 학회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추천과 심의를 통해 △과학기술·산업·경제 발전 기여도 △과학기술 생태계 혁신 기여도 △과학기술 대중화 기여도에 무게를 뒀다. 각 분야에서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 개발하거나 과학 현상을 처음 정립한 성과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태식 과총 회장은 “소외·신생 학문분야 연구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R&D 예산 삭감 여파 속에도 이 분야 연구가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선정 방식에 변화를 줬다”며 “과학기술계 전문가가 분야별로 중요한 뉴스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선정된 뉴스에는 LK-99 논란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맥신 대량생산법 제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누리호 3차 발사 등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여름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누리호 3차 발사는 지난 2차 발사가 10대 뉴스에 뽑혔다는 점에서 선정되지 못했다.
과총은 “선정된 뉴스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R&D 예산 삭감 여파 속에서도 공평성과 정확성,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뽑은 결과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