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치 조작 대기오염 불법배출…LG·한화 등 대기업 포함 235곳 적발

광주·전남지역 4개 측정대행업체와 공모
환경부, 불법사업장 검찰 송치…엄정처벌
감사원 감사·환경부 전국 일제점검 결과반영
내달 종합개선방안 마련…현재 보강수사 중
  • 등록 2019-04-17 오전 11:00:05

    수정 2019-04-17 오후 7:07:05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LG화학·한화케미칼 등 대기업과 사업장 235곳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은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지난 2016년 11월 BF-0331시설에서 채취한 시료의 염화비닐의 실측값이 207.97ppm으로 배출허용기준인 120ppm을 초과했음에도 3.97ppm으로 결과값을 조작한 것을 비롯해 2016년 7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총 149건에 대한 측정값을 조작해 측정기록부를 거짓 작성했다. 특히 먼지 실측값이 40.1ppm이나 10.1ppm으로 낮춰 2017년 상반기 기본배출부과금을 면탈 받았다.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역시 정우엔텍연구소와 짜고 지난 2015년 2월 여수 1공장 가열시설에서 실측한 질소산화물(NOx)의 결과치 평균값이 224ppm으로 배출허용기준 150ppm을 초과했음에도 113.19ppm으로 결과값을 조작했다. 여수 1공장에서만 2015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6건에 대한 측정기록부를 거짓 작성했다. 실제 측정을 하지 않았음에도 측정한 것처럼 여수 1공장에서 2016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24부를, 여수 2공장에 2016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6부를, 여수 3공장에서는 2016년 4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7부 등 총 37부의 측정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 (사진=이데일리 DB)


환경부와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업단지 내 다수 기업들이 측정대행업체 4곳과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농도를 속여서 배출하다가 무더기 적발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4개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환경부는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료=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4년간 1만3096건 허위발급…8843건은 측정조차 안 해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여수 산단 등에 위치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을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무려 8843건은 실제 측정을 하지 않고도 측정했다고 꾸몄다. 또한 4253건의 경우엔 측정값을 축소했다.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4253건에 대해 먼지·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됐다는 설명이다.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1667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에는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특정대기유해물질을 연간 10톤 이상 배출하는 경우 최대 2.7배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받는 일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도 법적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부과금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배출허용기준치의 30%를 초과하는 경우 배출량에 비례해 기본부과금을 부과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공모관계 등이 확인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업체를 우선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이달 15일에 송치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송치할 계획이다.

(자료=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연말까지 드론·분광계 등 원격 첨단감시망 구축

측정대행업체와 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 업무가 지자체로 이양된 이후 불법행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관리·감독 체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이 마련한 무인항공기(드론)·이동측정차량을 활용한 감시·단속방안을 올해 전국 환경청으로 확대해 사업장 밖에서 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 측정한다. 고농도 배출원을 추적 감시하는 등 불법행위를 실시간으로 단속한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함께 분광학적 측정방법에 대해 신뢰도 검증을 추진하고 분광학을 이용한 첨단 측정감시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업장 방지시설 적정 운영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대형 사업장에는 배출농도 상시 감시가 가능한 굴뚝자동측정기기(TMS) 부착을 현재 635개에서 내년 4월까지 2000여개로 늘리고 소규모 사업장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는 이날 “통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염화비닐 배출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사과했다. 신 대표는 이어 “지역주민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 및 건강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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