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200명 옮긴다”…中서 짐싸는 개발인력

반간첩법 등 중국 본토 데이터 전송 규제 강화로
기술직 3분의1 홍콩 등 中 본토 밖으로 이동
남은 인력은 현지 규정 맞게 독자 시스템 구축
  • 등록 2023-07-19 오후 4:14:29

    수정 2023-07-19 오후 7:27:08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이 반간첩법(방첩법) 등으로 데이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 내 기술 기업들의 탈(脫) 중국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중국 본토에서 생성한 데이터를 해외로 보낼 경우 자칫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데이터 분리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글로벌 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중국 본토에 있는 기술 개발자 200명 이상을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외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AFP)
이는 중국 본토에 있는 기술자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의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은행의 기술자가 중국 본토를 떠나는 이유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최근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1년 불법 촬영이나 개인 정보 수집·이용 등에 대한 데이터보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하며 데이터 이동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1일부터는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데이터 등에 대한 정탐·취득·매수·불법 제공’을 간첩행위로 명시한 개정된 방첩법이 시행됐다.

국가안보·이익이라는 개념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중국 내 정보나 통계를 수집해 자국으로 전달하는 간단한 활동도 ‘간첩행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주중 한국대사관도 이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중국 국가안보·이익과 관련된 자료·지도·사진·통계자료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저장하는 행위, 보안통제구역 인접 지역 촬영 행위, 시위 현장 방문과 시위대 직접 촬영 행위, 중국 정부에서 금지하는 종교 활동 등에 유의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개정 방첩법과 관련해 “법치의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내 외국기업, 컨설팅업체, 외국 언론 등은 해당 법 개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글로벌 은행들은 민감한 정보의 국외 전송을 제한하는 중국 법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됐다.

이번 모건스탠리의 직원 재배치는 서방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대처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지목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본토에 남은 직원들이 현지 규정을 지키기 위해 독립적인 별도의 중국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해당 인프라는 기존 글로벌 플랫폼과 호환되지 않도록 구축될 예정이며 수억달러가 투입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은행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본토에 상황에 맞는 독립형 기술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그룹은 지난 2년간 새로운 데이터 관련 법을 준수하기 위해 국경 간 정보 이동에 추가 장벽을 마련했다. UBS 그룹 AG는 중국 내 3개 지역에 600명의 백오피스(Back office) 직원을 두고 현지 영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스위스은행은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한 별도의 서버를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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