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빠진 與 혁신위…시간끌기용 발언에 사퇴·조기 해체설도

중진 희생 요구하며 혁신위원 3명 사퇴설 논란
내부 회의서 “시간끌기용” vs “들러리 아냐”
혁신안 2~5호 여전히 정체…조기 해체 예상
  • 등록 2023-11-24 오후 4:32:29

    수정 2023-11-24 오후 4:32:29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홍에 휩싸였다. 혁신위 내부 회의에서 “(혁신위의 목적은)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적잖은 파문이 일었다. 이에 일부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들이 반발하는 등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앞서 혁신위가 제시한 2~5호 혁신안을 비롯해 당 지도부 등을 상대로 한 험지 출마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묵묵부답인 상황이라 혁신위가 조기 해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에서 혁신안 의결 등을 두고 내부 혁신위원 간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혁신위원은 앞서 혁신위가 제시했던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청년 공천 확대, 전략공천 배제 등 2~4호 혁신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는 행태를 지적했다. 또 2호 혁신안을 발표할 당시 권고사항으로 제시한 당 지도부·중진·친윤(親윤석열대통령)에 대한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방안을 서둘러 의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치인 출신인 한 혁신위원은 “우리는 얻을 것을 다 얻었다. 우리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 유지를 위한 시간끌기용”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들이 반발하며 “혁신위가 들러리가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혁신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당 지도부나 중진들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에 대한 방안이 핵심적인 혁신안이기 때문에 서둘러 이를 의결해 당 지도부에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이를 거부하면서 언쟁이 벌어지고, 일부 혁신위원의 사퇴설이나 조기 해체설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혁신위원에 속한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외부에서 영입된 혁신위원 3명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는 혁신위가 핵심 혁신안으로 의결을 추진하는 ‘희생’을 전제로 한 수도권 험지 출마 및 불출마 안건을 의결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전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진·오신환 등 정치인 출신 3명과 비정치인 출신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들이 사퇴할 경우 결국 12월 24일로 정해진 공식 활동기한 이전에 혁신위가 조기 해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혁신위원 사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인 위원장은 이날 해당 혁신위원과 오찬을 하며 의사를 물었다. 이후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3명의 혁신위원은 사의표명을 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혁신의 활동 기한은 12월 24일까지로 딱 한달이 남았다. 다음주 열리는 혁신위 회의에서는 희생을 권고한 혁신안을 정식 의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등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묻는 질문에 “혁신위가 그동안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혁신위 활동 결과를 잘 지켜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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