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반군 직접 때린 美…확전우려 고조에 유가 들썩(종합)

美·英 항공기 등 동원해 후티 군사시설 타격
바이든 "추가조치 주저 않을 것" vs 후티 "비싼 대가 치를 것"
국제유가 2% 넘게 상승…이란 개입 땐 충격 더욱 커져
  • 등록 2024-01-12 오후 3:16:15

    수정 2024-01-12 오후 4:08:3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군과 영국군이 홍해를 봉쇄하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촉발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홍해에 배치된 미 해군 함정. (사진=AFP)


압둘카디르 알 무르타다 후티 포로위원회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미국과 시온주의(유대국가 건설운동) 세력, 영국이 수도 사나와 호데이다, 사다, 다마르를 여러 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역시 미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미군과 영국군이 항공기와 군함, 잠수함 등을 동원해 예멘 내 후티 근거지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공격 대상엔 무기고와 방공망, 군수창고 등 후티 군사시설 16곳이 포함됐다. 미국·영국이 예멘 영토 안에서 후티를 선제공격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호주와 캐나다, 바레인, 네덜란드도 측면에서 후티에 대한 공격을 지원했다.

‘8년 만에 에멘 영토 공격’ 美, 중동분쟁 휘말릴 수도

후티는 같은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인 하마스를 돕겠다며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홍해와 수에즈운하, 인도양을 잇는 요충지인 아덴만을 장악한 후티가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까지 공격하면서 이 지역 해운은 마비된 상태다. 후티가 막아서기 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는 전 세계 물동량의 15%가 지나가는 핵심 항로였다.

지금까지 27척에 이르는 선박을 공격한 후티는 최근 들어선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함대가 홍해에 배치됐지만 후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9일에도 드론 18기와 순항미사일 2기, 탄도미사일 1기를 동원해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 이·팔 전쟁에 후티가 개입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그간 공격을 막는 데 집중했던 미국이 선제조치에 나선 배경이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후티가 홍해에서 여러 나라 선박에 전례 없는 공격을 가한 것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며 “미국과 우호국들은 우리 국민에 대한 공격이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항로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필요하다면 우리 국민과 국제 무역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조치 지시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역시 “(상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영국과 후티가 정면 충돌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심각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후티가 임명한 후세인 알 아지 예멘 외무차관은 “미국과 영국 정부는 비싼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고위간부인 무함마드 알 파라도 미국이 예멘을 공격한다면 자신들은 몇 년이고 홍해에서 군함·민간선박을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리스크 컨설팅회사 걸프스테이트애널리틱스의 조르지오 카피에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격으로 장기화하고 있는 중동 분쟁에 미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결정이 지금 미국을 위험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과 영국군은 후티 반격에 대비, 경계 태세를 강화한 상태다.

이란 대응이 변수…유가·금 가격 오름세

후티와 하마스를 경제·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이란의 움직임도 변수다. 이란은 전날 오만만 인근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일각에선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홍해를 넘어 또 다른 핵심 무역로인 호르무즈해역까지 확산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군 등의 예멘 공격에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 불안정과 불안감을 야기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2.7% 높은 배럴당 73.97달러까지 치솟았다. 워런 패터슨 ING 상품 전략 총괄은 호르무즈해협 등 페르시아만까지 갈등이 확산될 위험을 언급하며 “가능성은 작지만 (현실화한다면) 그 충격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선물 가격도 전날보다 1% 가까이 상승한 온스당 203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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