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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역사학자 이병도의 아들로 서울대 문리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공부한 뒤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사범대 화학교육과 교수로 있으면서 문화재에 관심을 기울여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 이사·부의장과 문화재위원을 지냈다. 1991년에는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이 됐고 이후 명예회장으로 위촉됐다.
고인은 1956년 여름 무령왕릉과 같은 전축분인 공주 송산리 6호분을 방문했을 때 습기가 많은 시기임에도 벽과 천장이 건조하다는 사실에 감탄하면서 문화재와 인연을 맺었다고 알려졌다. 그는 묘실 바닥에 설치된 배수로가 습도 조절을 하는 제습기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후 경주 석굴암에도 이 같은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한화학회 부회장, 대한생화학회 이사를 역임했고, 국민훈장 석류장과 동백장, 대한민국학술원 학술상,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 6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