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 다 두고 내리세요"…칭찬 쏟아진 지하철 위로방송

진심 담은 열차 안내방송으로 승객 마음 녹이는 승무원들
2월 안내방송 칭찬민원 55건
청소·방역 서울메트로환경 등도 코로나19 예방 앞장
  • 등록 2020-03-16 오전 11:15:00

    수정 2020-03-16 오전 11:15: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가지고 계신 근심걱정, 코로나에 대한 걱정 모두 두고 내리시고 따뜻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선릉역 방향으로 향하던 전동차를 탄 직장인 김 모씨는 평소 지나쳤던 안내방송에서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와 함께 건내는 박영록 동대문승무사업소 소속 차장의 위로에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김 씨는 “마지막 출근길이라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는데, 기관사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되시라는 방송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면서 서울교통공사에 박 차장을 칭찬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여간 지속되면서 `코로나 블루(blue·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진심을 담은 열차 안내방송으로 승객들의 마음을 녹이는 승무원들에 대한 칭찬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 화제다.

16일 서울교통공사 빅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2월 한 달 간 접수된 안내방송 칭찬 민원은 총 55건이다. 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답답하고 지친 마음이 조금은 해소가 되는 것 같다”며 칭찬을 공사로 전하고 있다.

전동차 내 안내방송은 하차역과 환승 안내·전동차 내 지켜야 할 예절 등 미리 녹음해 놓은 음원을 재생하는 자동 방송과 승무원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육성 방송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자동 방송이 송출되지만 추가적으로 안내가 필요한 상황에는 육성 방송으로 승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공사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직접 마음을 담아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육성 방송을 이용해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감성 방송’을 꾸준히 실시해 왔다. 이번 코로나19 비상 상황 속에서 승무원들은 감성 방송을 통해 마스크 착용·기침 시 예절 등 위생 수칙을 안내하고, ‘걱정과 근심은 모두 두고 내리라’는 따뜻한 위로를 전달하고 있다.

박 차장은 “승무원으로서 항상 승객의 안전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소소하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말을 방송에 담아 꾸준히 전달하고 싶다”면서 감성 안내방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안내방송 칭찬민원 100건 이상을 받은 승무원들의 모임인 ‘센추리 클럽’ 소속이기도 하다.

지하철 방역 현장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이들도 있다. 역사와 차량 곳곳을 청소·방역하는 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메트로환경(1~4호선 담당)과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5~8호선 담당)에 근무하는 환경·미화 담당 직원들이다. 지난 4일 아침 4호선 혜화역을 이용하던 한 여성이 스스로 몸에 열이 발생한다고 느껴 119에 연락을 했다. 잠시 후 방역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이 여성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모습을 보고 근무 중이던 환경 직원 3명은 자발적으로 역사 전체를 즉시 소독했다. 다행히 이 여성은 확진자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소독에 나선 환경 직원들은 혜화역 이용객들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들었다고 한다.

지난 12일에는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 청소·미화 담당 직원 80여명이 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 구매에 써 달라며 150만원을 모아 서울시에 기부했다. 월급에서 매달 5000원씩을 따로 적립해 십시일반 모은 돈이다. 기부에 참여한 직원 중 한 명인 광화문역 권미향 팀장은 “우리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나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백진 서울메트로환경 감사가 퇴근길에 방문한 역에서 승객들을 위해 손잡이·의자 등을 닦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글이 사내 칭찬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꽃 같은 안무
  • 좀비라고?
  • 아이언맨 출동!
  • 아스팔트서 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