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4월 휴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이어 권좌에 오른 니콜라스 마두로(51)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거듭된 실정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고물가·저성장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분기 성장률 2.6%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2.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적이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뱅크오브아베리카(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강제로 수입을 제한하면서 경제활동이 갈수록 줄고 있다”며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침체에 빠졌다”고 말했다.
실제 마두로 정부는 외화 유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3분기 수입이 18% 줄었다.
자국 유통 물자의 4분의 3을 수입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 특성상 수입 감소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지난 10월 인플레이션이 54.3%(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마두로 정부는 수입을 푸는 대신 기업 때리기에 나섰다.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중순 정부가 100명 이상 기업인을 공산품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달 들어서만 기업 1000곳 이상에게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을 가했다고 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마두로 대통령이 기업들의 폭리를 규탄하며 마진 폭을 30% 이내로 제한하는 법률을 추진중이라고 했다.
정부 탄압으로 일부 기업이 가격을 내리자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 TV 방송에 출연해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제품의 가격이 떨어졌다”며 “앞으로도 낮은 채로 유지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 (자료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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