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이 정부와 2025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을 향해 ‘허수아비’라며 “보따리 싸서 집으로 가라”고 발언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주변에 있는 사기꾼들을 오늘이라도 바로 내쳐라”라고 조언했다.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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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2025년 수가협상에 대한 의협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 회장은 이날 100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의정갈등과 관련해 날 선 발언들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은 무엇을 물었을 때 답을 잘 한다고 해서 유능하다고 판단하면 안된다”며 “사기꾼들은 말을 아주 그럴듯하게 한다. 그 자들이 대통령을 망치는 자”라고 말했다.
이는 조 장관과 박 차관 등 참모들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앞서 이들과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김윤 더불어민주연합당 비례대표 당선인 등을 ‘십상시’에 비유한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 차관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이날도 “수가는 의사들의 배를 채우기 위한 돈이 아니다”라며 “정부와 박 차관 같은 탐관오리와 김윤 같은 폴리페서들이 몇 십년동안 ‘수가를 올리면 의사 배 채운다’는 괴벨스식 선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가는 질 높은 의료 제공하기 위해 쓰이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내년도 수가협상에 앞서 선결 조건을 내걸었다. 성혜영 의협 대변인은 “수가 정상화를 외면한 채 일부 행위 유형의 수가를 동결시켜 마련한 재원으로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것은 수가 체계를 더욱 기형적으로 만드는 무지한 발상”이라며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의 철회를 요구했다.
또 “공급자 단체별 순위결정과 이에 따른 나눠먹기식 수가 협상으로 1차 의료가 무너졌다”며 공급자 단체별 순위 적용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 알권리를 위해 수가 협상 과정의 생중계를 요구하며 “하나라도 수용되지 않으면 협상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회장도 “반 백년 동안 아직도 원가의 80%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수가 체계 현실에서 최소 두자릿수 이상으로 인상돼야 하고 원가 100% 수준으로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수·중증의료 진정으로 살리기 원하면 국고지원금 20% 부분부터 확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이번 수가 협상은 정부가 필수의료 살리기에 뜻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연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 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의대증원보다 건강보험 수가 개선이 중요하다”며 의대 증원 즉각 중단과 수가협상 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