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50%가 넘는 인플레이션, 갈수록 가중되는 경제난에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우고 차베스의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51)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또다시 선택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기업을 옥죄는 마두로 정책이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오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 중간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이날 시작된 베네수엘라 지방 선거에서 집권 여당 사회당이 335개 시장 선출 선거구 가운데 196곳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마두로가 이끄는 사회당은 이날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자축했다.
야당이 승리를 거둔 지역은 53개 시에 불과하다. 8곳은 무소속이 승리했고 나머지 78곳은 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접전을 벌이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마두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며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 전 대통령의 유고 이후 대통령 업무를 대행했고 지난 4월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이후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입 제한조치를 실시했다.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54%에 달해 서민생활은 어려워졌다.
물가가 오르자 마두로 대통령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기업을 윽박질렀다. 인위적으로 물가를 올리지 못하게 하는 등 반시장주의적 정책도 펼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번 선거 투표율이 59%에 불과했으며 집권 사회당의 득표율은 44%, 야권은 40%라고 설명했다. 선거 결과만 두고 보면 여당의 압도적 승리지만 실제 득표율은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 대선에서 2% 포인트차로 아깝게 낙선한 야권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마두로는 단 59% 국민만이 투표에 나선 점을 기억해야한다”며 “이번 선거는 결코 자랑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