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범강 교수 “북한 미술 역시 한반도의 문화유산”

평양 방문해 취재한 북한 미술의 현재
선전화 많지만 독특한 표현방식 주목해야
2018광주비엔날레서 최초의 북한 주제화 전 개최
  • 등록 2018-03-13 오후 2:34:33

    수정 2018-03-13 오후 11:55:51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1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 출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조선화’를 아십니까?”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미술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북한미술전문가’라 불리는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쓴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다. 문 교수는 1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선전화만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공산주의 체제를 알리는 그림이 많지만 북한 역시 우리 동양화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반공주의자’이자 ‘예술가’라고 소개한 그는 “한반도의 문화 흐름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의 예술도 이해를 해야한다”며 “북한의 미술을 접하며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대단히 시적이고 낭만적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2011년부터 6년간 아홉 차례에 걸쳐 평양을 방문해 기록을 모았다. 현지답사와 취재를 최우선으로 평양의 만수대창작사, 백호창작사, 삼지연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 등을 방문해 작품 제작현장을 살피고 인터뷰했다. 북한의 미술품을 전시한 국가미술전람회장과 조선미술박물관, 평양미술대학과 등을 참관했다.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감시 아닌 감시를 받는 등 긴장감과 심리적인 옥죄임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평양 미술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조선화는 북한의 동양화를 말한다. 수묵채색화가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수십 명이 함께 그린 대형집체화도 유화가 아닌 조선화로 주로 창작한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구소련 등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독창적으로 발전했다. 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화가들은 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특유의 기법을 탐구해왔으며 예술적인 가치를 끌어 올렸다.

문 교수는 북한 미술을 좀 더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미술 양식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랐다. “항일이나 한국전쟁 등 소재가 다소 제한적인 북한의 미술이지만 작가들의 표현 방식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하고 깊이 있는 사실주의 미술”이라고 표현했다.

문 교수는 오는 9월에 열리는 2018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 미술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주제화 전으로 4~5m에 달하는 대형집체화를 포함해 스무여 점을 공개한다. 그동안 한국에 소개된 북한의 미술품은 주로 산수화가 많았다.

그는 “북한의 체재를 선전하는 그림이라 아직 통일부의 승인이 나지 않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제는 이념을 넘어 예술로서 북한의 미술품을 받아들일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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