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과 시너지? 글쎄"…매각 시작과 함께 중단 가능성 대두

컨테이너선 중심 HMM, 하림·동원·LX와 사업구조 달라
최대동맹 2M, 2025년 해체…치킨게임 재현 우려
"업황 악화 속 HMM 경영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
  • 등록 2023-08-23 오후 2:55:43

    수정 2023-08-23 오후 2:55:43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HMM(011200)(구 현대상선) 매각이 첫발을 뗐지만,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측은 냉담하다. 산업은행이 매각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 나오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HMM을 품고 사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경영지속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HMM)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과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AG)로 좁혀졌다. 이 가운데 하팍로이드는 일찌감치 경쟁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HMM이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인 만큼 해외기업에 매각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하팍로이드를 제외해도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족한 자금력뿐만 아니라 사업분야의 이질성 때문이다. HMM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다. 2분기 기준 HMM이 보유한 총 105척의 선박 중 컨테이너선은 72척이다. 전체 보유 선박 중 70%가량이 컨테이너선이다. 컨테이너선은 일정 항로를 정기적으로 다니는 정기선이다.

반면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런 사업구조와 거리가 멀다. 하림이 보유한 팬오션은 벌크선을 주력으로 한다. 곡물, 광석, 석탄 등 포장하지 않는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로 부정기선이다. 주로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이나 공동운항계약을 맺거나 스팟(Spot,단기운송) 계약으로 이뤄진다.

동원그룹은 육상 물류사 동원로엑스와 항만운영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갖고 있다. LX그룹은 종합상사업체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과 종합물류기업 LX판토스를 거느리고 있다. 각 기업들은 HMM과의 시너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질적인 사업구조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운업 시장은 상위 4개사가 과점하고 있다.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7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상위 4개사의 점유율이 57.5%다. HMM은 2.9%다. 올해 1월(3.1%)과 비교해 0.2%포인트 감소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최대 규모의 해운동맹인 2M(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가 2025년 동맹을 해체하기로 하면서 2010년대 진행됐던 치킨게임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치킨게임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운업 역량이 부족한 기업에게 HMM을 맡길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해운업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금융권 관계자는 “해운업은 컨테이너, 벌크, 탱커, 가스 등 사업분야별 성격이 다르다. 새로운 시장으로 봐야한다”며 “현재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을 봤을 때 과연 HMM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해운업 업황도 안 좋은 상황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물음표가 붙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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