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난 '낙찰!'…서울옥션 봄경매 '95%' 최고점 찍어

23일 서울옥션 '스프링세일'서…낙찰총액 104억원
지난 2월 경매 이어 연속으로 90% 이상 낙찰 기록
김창열 '물방울' 또 완판…올해 출품 29점 다 팔려
쿠사마 야요이 '인피티트 네츠' 23억 '경매 최고가'
  • 등록 2021-03-24 오후 1:49:54

    수정 2021-04-08 오전 11:59:21

김창열 ‘물방울’(1970s·위)과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네츠’(2010). 서울옥션이 23일 연 ‘스프링세일’에서 각각 3억 3000만원과 23억원을 부른 새 주인을 만났다. ‘인피니티 네츠’는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이다(사진=서울옥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3억원! 23억원! 23억원!” 경매사의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시작가 12억원에서 출발한 일본작가 쿠사마 야요이(92)의 2010년 작 ‘인피니티 네츠’(GKSG)가 23억원을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팔려나가는 순간이다.

비단 쿠사마의 작품만이 아니다. 예고한 149점 중 출품 취소된 3점을 제외한 146점 대부분이 경매사의 경매봉 아래 ‘낙찰’을 신고했다. 그렇게 얻어낸 성적이 ‘낙찰률 95%’. 이는 국내 경매사에서 기록한 낙찰률 중 역대 최고다. 서울옥션이 지난달 22일 ‘제159회 미술품 경매’에서 거뒀던 낙찰률 90%도 자체 경신하게 됐다. 낙찰총액은 약 104억원. 추정했던 100억원을 가뿐히 넘겼다.

23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한 ‘스프링세일’은 올해 들어 미술시장에 불기 시작한 ‘바람’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이쯤 되면 훈기 이상의 열기라 해야 할 거다. 응찰이 꼬리를 물면서 3시간을 훌쩍 넘긴 지루함 따윈 묻어버린 듯했다.

김환기의 ‘무제’(1960s). 서울옥션이 23일 연 ‘스프링세일’에서 9억 8000만원에 팔렸다(사진=서울옥션).


김창열 ‘초강세’…8점 또 다 팔아

김창열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몰랐다. 이번 경매에 나선 ‘물방울’ 그림 8점 모두가 또 ‘완판’됐다. 포문은 3호(26.7×22㎝)짜리 ‘물방울’(연도미상)로 열었다. 시작가 740만원에서 출발한 작품은 숨가쁘게 호가를 올려 5100만원에 이르러서야 끝났다. 추정가 800만∼3000만원을 가뿐히 넘긴 결과였다. 15호(65×40㎝) ‘물방울’(1993)도 마찬가지. 3600만원에서 시작해 8900만원을 부른 응찰자가 어렵게 차지했다. 유독 작은 작품에 보이는 호응이 대단하다. 지난 17일 케이옥션 ‘3월 경매’에선 1호짜리 단 한 개의 물방울이 8200만원에 낙찰돼 미술계를 놀라게 했더랬다.

‘물방울’ 중 이번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은 50호(70×124㎝) ‘물방울’(1970s)로, 3억 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30호(92.7×73.5㎝) ‘물방울’(1979)도 3억원을 찍으며 ‘대박 행진’에 가세했다. 지난 1월부터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에서 진행한 3차례의 메이저경매에 나왔던 21점에 이어 이번 경매의 8점까지, ‘물방울’ 그림은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는 중이다.

이우환의 ‘조응’(1995). 서울옥션이 23일 연 ‘스프링세일’에서 4억원을 부른 응찰자에게 넘겨졌다(사진=서울옥션).


이우환·박서보가 이끄는 단색화 흐름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우환의 ‘조응’(1995·80호)과 ‘조응’(1997·150호)이 각각 4억원과 3억 6000만원에, 박서보의 ‘묘법 No.030707’(2003·10호)이 1억 500만원에 낙찰됐다. 특히 ‘묘법’은 2000년대 근작 10호 중 1억원을 돌파한 첫 작품이란 또 다른 기록도 세우게 됐다. 김환기의 반구상화도 열기에 올라탔다. 특유의 푸른색 ‘무제’(1960s·30호)가 9억 8000만원에, 드문 붉은색을 바탕으로 한 ‘무제’(1960s·50호)는 5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홍콩경매를 대신해 글로벌아트플랫폼 아트시와 함께 진행한 경매였던 만큼, 해외 컬렉터를 겨냥했던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주요 해외 작품도 줄줄이 낙찰행렬에 동참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해피, 해피, 하비스트’(2006)가 4억원,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스틸 라이프 위드 컴포트’(연도미상)가 2억 2000만원에 팔렸다. 그중 이번 경매 최고가 자리는 23억원에 낙찰된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네츠’(GKSG·2010)가 차지했다.

데미안 허스트의 ‘해피, 해피, 하비스트’(2006). 서울옥션이 23일 연 ‘스프링세일’에서 4억원에 낙찰됐다(사진=서울옥션).


서울·케이옥션 낙찰총액 연속 3회 100억원대

홍콩경매를 열지 못한 섭섭함을 달랬다는 말이 되레 섭섭할 정도다. 정작 서울옥션 매출의 큰 줄기를 차지해온 홍콩경매에서도 이런 성적표는 받아보질 못했다. 이로써 지난달 22일에 거둔 ‘제159회 미술품 경매’의 낙찰총액 110억원을 두고 ‘어쩌다 한 번’일 수도 있단 우려까지 잠식시키게 됐다.

코로나19가 무색하게 미술시장을 후끈 달구는 호황의 신호는 국내 경매사 양대산맥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에서 번갈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케이옥션 ‘3월 경매’는 낙찰총액 135억 8030만원(낙찰률 74%)을 기록하며 모처럼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3회 연속 ‘100억원대 판매’란 흔치 않은 기록을 만든 셈이다. 지난해 내내 두 경매사의 낙찰총액이 50억∼60억원대를 맴돌며 바닥을 쳤던 때를 떠올리면 대단히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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