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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CNN방송 및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백악관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애보트사의 항원 신속진단키트 ‘바이낙스나우’를 이용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연일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콘리 박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염성이 없다. 대통령이 타인에 대한 감염성이 없다는 것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과 데이터에 의한 것”이라며 “항원검사 결과만으로 음성 판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의 양, 하위유전체 RNA(sg RNA), 유전자증폭(PCR) 방식 검사 결과 등 여타 진단과 임상적 데이터 모두 검출 가능한 바이러스의 복제가 거의 없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음성 판정 사실을 공개한 것은 지난 2일 감염 사실이 공개된 이후 열흘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성 판정을 받고 당일 즉시 입원했으며, 사흘만인 5일 퇴원했다. 그리고는 다음날인 6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음성 판정 결과가 나온 시점이 그가 플로리다 유세를 위해 방문길에 오른 직후, 현장 유세는 아직 시작하기 직전에 나왔다는 점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도 수백명의 지지자들을 백악관에 초대해 연설을 하는 등 사실상 유세를 재개했는데, 음성 판정을 받기 전이어서 논란을 샀다.
아울러 몇 시간 뒤 플로리다 유세 현장에서 그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나는 그것(코로나19)을 겪었다. 이제 나는 면역력을 가지게 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면역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유세 현장에 모여든 유권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좇아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대통령 본인은 물론 그의 지지자들에게까지 ‘별 것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13일 펜실베니아, 14일 아이오와에서 사흘 연속 대선 유세를 강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바이든 후보와 더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처로 풀이된다. 대선 승패를 가를 ‘3대 경합주’로 꼽히는 미시간·펜실베니아·위스콘신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5.1~7%포인트 열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란 얘기다.
CNN은 “향후 3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임기 중 가장 바쁜 기간이 될 것”이라며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잃어버린 (열흘이라는)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유세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오는 15일 예정된 2차 TV토론회는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화상 토론회를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면 토론을 원하며 이를 거부해 무산됐다. 22일 3차 토론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