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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소속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상장폐지 공통 기준을 마련한다. 닥사 결정에 따라 5개 거래소에서 동시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데,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김재진 닥사 사무국장은 12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현황과 과제’ 정책 심포지엄에서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위한 최소한의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자율규제 방향을 논의하고자, 닥사와 한국경제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김 사무국장은 발제를 맡아 ‘닥사 자율규제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김 사무국장은 상장폐지 공통 기준 마련 배경에 대해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불건전한 자산이 시장에 유통돼,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율규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닥사는 각 거래소의 자율적 결정을 보장하도록 최소한의 내용만 상장폐지 공통 기준에 담을 예정이다. 그는 “거래지원(상장) 공통 기준처럼 개별 거래소의 경쟁력을 제한하지 않는 방안 내에서 내용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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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부터 공동 상장폐지 결정...“기준도 없이 상폐” 지적 나와
김 사무국장은 닥사 차원의 공동 대응으로 모든 거래소가 동일한 자료에 근거해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거래종료 일시를 통일해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상자산 발행사와 각 거래소가 개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경우 제공되는 정보의 내용과 분량이 다를 수 있다”며 “이런 편차를 제거해 해당 종목을 거래 지원 중인 거래소 모두가 동일한 자료를 판단 기초로 삼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검토된 자료를 각 회원사가 각자의 거래 지원 종료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판단 결과가 동일하게 도출된 경우에는 사유와 일시를 합의해 동시에 공지를 하고 있다”며 “예전의 루나·테라 폭락사태 때처럼 사업자별로 판단 시기와 상장폐지 일시 등이 달라서 시장 혼란을 초래하는 일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장폐지 공동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기준도 없이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실제 닥사의 결정에 소속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일시에 상장폐지나 유의종목 지정에 나서면서, 개별 거래소 차원에서 조치가 이뤄지던 과거에 비해 시장 주는 충격은 더 커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99%가 닥사 소속 거래소 5곳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고, 국내 거래소에서 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코인의 경우 영향이 더 큰 상황이다. 위믹스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상장폐지되고 70%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다. 페이코인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서 유의종목지정 후 30% 넘게 떨어졌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 디지털자산법안에 상장가이드라인, 공동 시장감시 등 자율규제 근거조항이 포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가상자산거래업자 간 공동 상장기준 수립 및 공동협의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자산법안에 관련 근거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