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안 잡히는데 기업대출도 급증…3개월새 25조 ↑

5대은행 10월말 기업대출 764조..10개월새 60조 증가
금감원 "회사채·단기자금시장 모니터링"
고금리 경쟁에 정기예금도 13조 증가..올들어 최대
  • 등록 2023-11-02 오후 2:01:57

    수정 2023-11-02 오후 7:40:27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올해 10월까지 60조원 넘게 증가하며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석 달 사이 25조원이 늘었다. 금융당국의 통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규제가 덜한 기업대출까지 불어나는 형국이다. 기업부채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까지 지목되는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0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59억원으로 전월(756조3310억원)보다 7조9849억원 늘었다. 10개월 연속 증가세로, 작년 12월말 기업 대출 잔액(703조7268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60조5891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10월 증가 폭은 8월(8조5974억원)과 9월(8조8420억원)에 비해선 줄었지만 8조원에 육박하며 올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 석 달새 25조4243억원이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37조3492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3585억원 늘었다. 지난 6월에 이어 넉달 만에 증가 폭이 다시 4조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월말 623조3403억원에서 626조9667억원으로 3조6264억원 증가했다. 9월(5조2554억원)보단 중가 폭이 줄었다.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자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채 발행 금리가 오른 탓에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일부 기업이 시장 불확실성과 금리 부담 등으로 자금 조달을 회사채에서 은행 대출이나 기업어음(CP)으로 변경하는 등 조달 여건에 변화가 보인다”면서 “회사채, 단기자금 시장의 차환 동향과 신용 스프레드 확대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회사채 잔액이 연초 대비 500억원 이상 감소한 60개사 중 20개사는 은행 대출, 5개사는 CP를 통해 회사채를 상환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하고 있고, 실적이 안 좋아져 빚을 내 버티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 기업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가계대출과 격차도 더 벌어졌다. 10월말 가계대출 잔액(686조0119억원)은 주택담보대출 급증세에 힘입어 한 달 전에 비해 3조원 넘게 늘면서 6개월 연속 증가했는데, 기업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격차가 78조원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9월말 차이는 약 74조원이었다. 주담대 증가세는 금융당국의 여러 규제 조치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9월 50년 만기 주담대 제한, 일반형 특례보금자론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효과가 크지 않다.

한편 고금리 예·적금 경쟁에 정기예금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10월말 5대 은행 정기예금은 855조원으로 전월 대비 13조6835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정기적금도 44조3702억원으로 전월 대비 8414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10조원 넘게 불어났던 요구불예금은 9조8471억원 감소한 598조287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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