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러 가전공장 매각 대신 임대 나서는 이유는

TV·세탁기 등 생산…우크라 전쟁에 1년 넘게 가동 중단
현지업체들과 임대 협상 추진…"매각해도 제값 못 받아"
러시아는 가전 요충지…18조원 시장에 동유럽 수출길도
  • 등록 2024-01-29 오후 3:33:35

    수정 2024-01-29 오후 3:33:35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1년 넘게 러시아 가전 공장 가동을 멈췄음에도 매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 현지 업체에 임대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진출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을뿐 아니라 동유럽 거점인 러시아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는 게 낫다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모두 러시아에 구축한 가전 생산 공장을 현지업체에 임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 TV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가전 유통업체 VVP그룹과 칼루가 공장의 TV 라인 임대차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 TV 공장. (사진=삼성전자)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서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LG전자 가전 공장 역시 러시아 전자제품 유통업체 DNS와 임대 협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러시아 공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지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동을 멈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LG전자는 같은 해 8월부터 각각 중단했다. 오는 3월이면 삼성전자 공장이 멈춘 지 2년을 채운다. LG전자 약시 1년6개월에 달한다.

현대차(005380)는 최근 러시아 공장을 2년 내 되살 수 있는 조건을 달아 폭스바겐 러시아법인에 매각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임대에 무게를 싣고 있는 셈이다.

이는 러시아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시장은 국내와 미국, 유럽 등으로 러시아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규모 자체는 작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가전 시장 규모는 약 111억2000만달러(약 14조8607억원)로 나타났다. 오는 2029년 131억8000만달러(약 17조613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러시아 공장은 동유럽 수요에 대응할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러시아 서부에 위치해 동유럽 국가 등으로의 접근성이 준수하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은 삼성전자 매출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3위다.

현지 공장을 매각하더라도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역시 임대에 무게를 싣게 하는 요인이다. 현대차는 5400억원을 투자해 만든 러시아 공장을 1만루블(약 14만원)에 팔았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TV 공장 건설에 5400만달러(약 761억원)를 썼고, LG전자는 8000억원을 투입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러시아 공장은 인접 국가들에 판매할 수 있는 생산기지”라며 “팔더라도 돈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만큼 차라리 임대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향후 공장을 재가동하는 게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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