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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신동빈 체제’가 강화된 영향이 이번 독대 배경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동빈 체제 유지를 재차 결의하면서, 신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의 동력을 잃는 모양새다. 궁지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결국 화해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 전 부회장을 만났다. 두 사람 외 배석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모친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씨의 화해권고가 있었고 친척들의 중재 제안이 있었다”고 독대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 고위관계자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화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 했다. 다만 경영권과 관련한 특별한 합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형제가 대면하기 전까지 상황은 ‘악화일로’였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 회장은 일본 경영진을 추종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위에 오르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일본에 넘어갈 수 있는 위험만을 초래했다”며 신 회장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 회장의 도덕적 흠을 들어 맹공을 펼쳤지만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동빈 체제 유지를 재차 결의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제안한 본인을 포함 이사 4명에 대한 선임 건은 모두 부결됐다. 주주들이 신 회장의 손을 확실히 들어준 셈이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임시주총과 6월 정기주총에 이어 세 번째로 경영복귀가 좌절됐다.
롯데 관계자는 “한두 번 만남으로 성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동빈 회장은 화해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화 노력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