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ABNB)가 역대급 예약 실적과 자사주 매입 계획에도 2일(현지시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 데이브 스티븐슨의 이 한마디가 결정타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제매체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에어비앤비는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8% 급증한 21억달러를 기록하며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이 기간 순이익은 3억7900만달러(주당순이익(EPS) 0.56달러)로 지난해 68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EPS 시장전망치 0.43달러도 웃도는 수준이다.
에어비앤비는 팬데믹으로 여행수요가 급감하자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는 등 체질을 개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여행수요가 늘자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는 향후 전망도 낙관했다. 달러화 강세 등 환율 이슈에도 3분기 매출 전망치를 27억8000만~28만8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7억7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에어비앤비 측은 “국경을 넘는 여행 건으로 예약된 총 숙박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두 배 증가했다”며 “28일 이상 장기 체류 예약도 25% 급증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평균 요금이 펜데믹 이전보다 40% 상승했음에도 양호한 예약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2분기 실적 내용과 향후 전망 등 대체로 양호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이날 에어비앤비의 CEO 데이브 스티븐슨은 “우리의 예측과 달리 분기 후반에 예약 취소가 증가하는 것을 봤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최근의 전 세계 항공편 취소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항공업계와 공항은 펜데믹 기간 중 이뤄진 인력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공항 수하물 분실과 비행기 탑승지연, 무더기 항공편 취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도이치뱅크의 이 호로위쯔 애널리스트는 “여름 휴가철인 현재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강력하게 분출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수개월간 여행 섹터는 다양한 매크로 악재로 수요 감소를 경험하고 있고 비용증가와 인력난이 지속되면서도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이치뱅크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에어비앤비의 목표주가를 기존 155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