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크리에이티브포럼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윤가은 감독은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많이 만드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사실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제가 여성이고 여성으로 살아온 삶이 제 작품의 토대인 것이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감독은 단편 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리다 지난해 첫 장편 영화 데뷔작 ‘우리들’로 청룡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의 신임감독상을 수상하며 일약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우리들’ 관객 수가 채 5만 명을 넘지 못했지만, 영화계는 윤 감독을 주목하고 있다.
포럼에서 윤 감독은 자신이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밝히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대 내내 방황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창작을 할 만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며 “고민과 방황의 세월이 있어서 영화감독으로서 조금 늦게 첫 발을 뗐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29세 때 영화학교에 들어가 영화감독으로서의 꿈을 구체화했다.
실제 윤 감독의 영화는 흥행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주인공부터 보통의 흥행영화와 다르다. 윤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 ‘우리들’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다.
윤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서의 소회도 이야기했다. 그는 “영화감독 역시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삶, 여성의 지위와 함께 가는 것 같다.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영화계에서 여성의 지위는 동일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시하고 통솔하는 감독이 아니라, 하나의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를 사람들과 이야기해서 타협하고 설득하는 감독이 되고 싶고, 여성감독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항상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