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인구감소 해결? 서울보다 좋은 생활여건 갖춰야"[ESF 2023]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인구절벽, 수도권보다 지방 심각
"지방 '원석→보석'으로"…전북, 청년·기업 유치 노력중
"고부가가치 상품 창출"…서울과 차별화된 '경쟁력' 필요
  • 등록 2023-06-21 오후 5:54:57

    수정 2023-06-21 오후 10:00:36

[이데일리 김성수 유은실 이용성 기자] “지방에 젊은 인구를 끌어들이려면 서울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생활여건을 갖춰야 합니다. 지방의 ‘원석’과 같은 자원을 ‘보석’으로 갈고닦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를 비롯한 연사들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마강래 중앙대 교수,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 와타나베 이타루, 마리코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 남성준 다자요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날 포럼의 세션2 주제는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청년과 기업을 끌어들여서 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인 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마리코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이사 △남성준 주식회사 다자요 대표가 발표 및 패널을 진행했다.

“지방 ‘원석→보석’으로”…전북, 청년·기업 유치 노력중

마 교수는 지방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석’과 같은 자원을 ‘보석’으로 갈고닦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절벽은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서 훨씬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낮은 출산율도 영향을 미치는데다,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젊은 인구가 떠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미래가 불안하고, 본인 앞가림이 더 시급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 필요한 것은 작지만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고, 파급효과가 큰 성공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는 전북 지역 활성화를 위해 농업·생명산업, 스마트팜 등 융합 산업으로 인구 유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북은 지난해 기준 인구가 178만명에 불과, 전국 인구의 3%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전북은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새 인구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 과제다.

김관영 도지사는 작년 7월 전북도지사로 취임한 후 ‘전북 세일즈맨’을 자처,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 등 전라북도 내 기업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 지사는 “전북은 기업들이 원하는 시기에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오염 배출 단속에 대해선 사전예고제를 하고 있으며, 노사협력과 상생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기업들이 모이면 향후 5000여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김 지사는 한옥마을로 유명한 전주시를 필두로 한 문화의 힘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미래에 가져야 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문화적 감각”이라며 “전북은 ‘K컬처’의 본거지로서 영감을 주기 충분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 일하는 게 가장 유망한 선택”이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환경오염에서 안전한 환경에 식재료를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 전세계 중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전북은 이런 점에서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트셀러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로 유명한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 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마리코 부부는 왜 시골에 살기로 결정했는지 소개했다.

이타루 대표는 아내인 마리코 대표와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돗토리현 지즈초에서 ‘천연 발효 빵’을 만드는 다루마리 빵집을 운영 중이다. 도쿄 출신이지만 지난 2008년 지바현에서 작게 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깨끗한 자연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시골을 찾아 터전을 옮겼다. 빵, 맥주, 피자를 만들 때 사용되는 발효균을 채취하기 위해서다.

이타루 대표는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를 일으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부가가치 상품이 만들어져야 수요와 공급이 창출하는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까지 맥주를 만들던 활동을 중단하고 후배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마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골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려면 문화적 수준을 높여야 하고 사회적으로 교육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부가가치 상품 창출”…서울과 차별화된 ‘경쟁력’ 필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리코 대표는 “고용된 스텝들이 거주해야 할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를 비롯해 이주자로서 지역 사회에 적응하는 어려움, 남성중심적인 시골 사회에서의 여성의 참여 등 해결할 문제가 여럿 있었다”며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측면의 행정적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의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는 ‘서핑’으로 유명한 강원도 양양에 ‘요가’라는 콘텐츠를 더해서 비수기에도 관광객을 유입시키고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그는 양양이 서핑의 성지로 떠오르면서 인기가 높아진 ‘서피비치’의 사업구간에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공간과 로컬푸드 카페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제게 왜 서울이 아니라 지방(로컬)에서 창업했느냐고 물어보신다면, 사업적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에는 산, 바다 등 풍부한 자연을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있었고 이들에게 집중한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을 할 때는 공식이 있다”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에서 사업하면 서울보다 여유로울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면 안 된다”며 “오히려 서울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준 주식회사 다자요 대표는 지방에 방치된 빈집을 무상임대 받아 리모델링한 후 10년 이상 운영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집 소유자에게 되돌려주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남 대표는 “빈집을 고를 때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 아닌 서울 사람들 입장에서 고른다”며 “지방에 내려온 서울 사람들이 봤을 때 위험하거나 무섭지 않고 옆집과 떨어져 있으며, 큰 도로에 접하지 않은 조용한 빈집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보다 좋은 생활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CGV, 코스트코도 없는 지방에 청년들이 오게끔 하려면 지방 지자체에서 서울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 예산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지자체 공무원들을 만나면 민원을 처리해야 해서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빈집 문제에 대응한다”며 “다른 결과를 꿈꾼다면 지금과는 다른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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