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티몬에서 파는 재규어, 도대체 뭐가 문제지

  • 등록 2016-08-09 오후 3:56:05

    수정 2016-08-09 오후 3:57:42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8일 소셜커머스 티몬이 수입차인 재규어XE 20대를 3시간만에 완판한 것을 두고 자동차업계가 시끄럽다.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첫번째 수입차 판매 사례여서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공식 법인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발끈하면서 티몬에 차를 공급한 딜러사(판매사)가 어딘지를 색출하는 분위기가 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공식적으로 9개 딜러사에 확인한 결과 티몬에 공급하는 업체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티몬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공식 딜러사로부터 차를 받았지만 보호차원에서 어딘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내부적으로는 해당 딜러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XE 모델의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쳐 재고가 많이 쌓이자 이 딜러사는 재고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티몬 판매를 결정했고, 조용히 판매하려 했는데 티몬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딜러사와 소통하지 못한 관리의 허점이야 그들의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동차를 온라인몰에서 살 수 있게 되면서 가격이 낮아진다면 환영할 일이다.

티몬에서 판매된 재규어 XE의 가격은 포트폴리오 4810만원, R-스포츠 4700만원으로 각각 700만원 할인된 가격이다. 최근 수입차들이 할인을 많이 해준다고 해도 12%에 가까운 할인율은 높은 편이다. 더구나 더 낮은 값의 차량을 찾을 경우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최저가보상제도 적용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을 믿고 살 수 있게 했다.

사실 수입차는 딜러사마다 할인이 제각각이어서 발품 ·손품을 많이 팔아도 ‘나만 비싸게 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티몬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티몬을 통했지만 공식 딜러사가 공급한 차이므로 무상보증이나 AS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온라인 판매로 인해 “고객 사후관리가 어려워 문제가 될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하지만 문제의 본실은 가격이다. 온라인 판매는 가격 비교가 쉽고, 그만큼 판매경쟁이 심해지면서 해당 상품의 가격이 내려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임대료와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들어가는 기존 오프라인 딜러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온라인 판매는 이미 대세다. 온라인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을 이유로 처음에는 온라인몰의 입점을 기피했지만 결국 해외직구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자동차도 해외에서는 브랜드 직영 온라인몰이 있는 것을 보면 국내에도 온라인이 하나의 판매채널로 자리잡을 시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미 재규어 외에도 수입차 몇몇 브랜드가 티몬과 접촉을 했고, 티몬도 판매상황을 보며 차 종류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재규어는 의도하지 않게 자동차 온라인판매의 포문을 열게됐다. 3시간만의 20대 완판이라는 테스트 결과도 나왔다. 딜러사와 선긋기를 위해 부정적인 면만 볼 것이 아니라 아예 선제적으로 온라인 판매 확대를 검토해보는 것이 더 발전적이지 않을까.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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