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패션 업계가 기후위기로 2030년까지 약 86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세계 주요 의류 생산국들이 매년 폭염과 홍수 피해에 시달릴 것으로 보여서다.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펀자라주 오카라 지역이 홍수로 물에 잠긴 모습.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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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코넬대학교 글로벌 노동 연구소와 투자회사 슈로더의 공동 연구 결과, 주요 의류 생산 국가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베트남, 캄보디아는 기후변화 위기로 2030년까지 수출 수익이 2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4개국은 전 세계 의류 수출의 18%를 차지하며, 1만개의 의류 및 신발 공장과 1060만명 이상의 제조업 근로자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와 같은 근로 환경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2030년까지 650억달러(약 86조 2550억원) 비용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폭염과 홍수 등 악천후로 근로자들이 건강 위험에 노출돼 생산성이 둔화하고 생산시설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해 2030년까지 4개국에서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카(방글라데시), 프놈펜(캄보디아), 카라치·라호르(파키스탄), 호치민·하노이(베트남) 등 의류 제조시설이 위치한 주요 도시들이 극심한 무더위와 습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도시들 모두 심각한 홍수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파키스탄의 경우 지난해 역사상 최악의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 가량이 물에 잠겼다. 또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는 올해 수개월 동안 40℃ 이상의 폭염이 지속됐다.
연구진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고용주와 규제 당국이 힘을 합쳐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급 휴가를 제공하거나 더위를 피해 근무 시간을 변경하고, 근로자가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생산시설에 대해선 홍수 피해를 입지 않는 곳으로 이전하는 등 투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