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로 살수없다` 20년 지났지만…"우린 중국인 아닌 홍콩인"

내달 1일 홍콩반환 20주년..시진핑 참석 등 대대적 기념행사
분리·독립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져..反中시위 격화
20년史 빛과 그림자..경제성장 불구 민주화 후퇴
  • 등록 2017-06-29 오후 2:17:22

    수정 2017-06-29 오후 2:17:22

홍콩의 야경.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다음달 1일로 홍콩은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정확히 20년이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다는 소식과 함께 현재 홍콩은 대대적인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반중(反中) 감정 속에 주권반환 기념물 등에서 기습 시위가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홍콩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로 중국과 공존해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홍콩은 그 사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어왔을까. 경제적으로 홍콩은 중국의 영향력 덕분에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민주화가 퇴보하고 분리 요구 목소리가 여전해 “20년 사이 나빠졌다”고 말하는 홍콩인들이 다수인 상황이다. 특히 홍콩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반환 20주년 맞아 격화되는 반중시위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홍콩의 주권반환을 기념장 앞은 다수의 청년 시위대가 장악해 정치적 구호를 외쳤다. 인파를 광장 밖으로 밀어낸 뒤 청년 20여명을 연행했다. 홍콩 당국이 7월 1일 이 곳에서 열릴 홍콩반환 20주년 기념식을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던 중 일어난 기습 시위였다.

홍콩의 중국화에 반대하는 이들은 시 주석의 홍콩 방문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급진 독립주의 세력인 홍콩민족당은 30일 `홍콩함락 20주년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 중국으로의 주권 이양을 홍콩이 함락된 일로 규정한 것이다. 온건파 민주화운동 단체들은 1일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와 행진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응해 홍콩 당국은 경찰 1만여명을 투입해 불법 시위를 차단할 계획이다.

시 주석은 이번 홍콩반환 20주년을 맞아 반중 감정이 격한 홍콩을 직접 찾기로 했다. 취임 후 첫 방문이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결국 홍콩은 중국의 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 대대적 행사 준비…`일국양제` 띄우기

홍콩 정부는 주권반환일을 맞아 홍콩 내외에서 모두 500여건의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홍콩 정부는 베이징 고궁박물원과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 등과 공동 주최하는 대형 전시회와 스포츠 행사 등 각종 기념행사를 준비했다.이들 행사에는 총 920억원 가량의 비용이 투입된다. 이는 지난 2007년 10주년 당시 행사 경비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렇자 일각에서는 올 가을 지도부 개편이 이뤄질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대대적 선전을 원하는 중국 당국의 입장이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한 목소리로 홍콩반환 20주년 띄우기에 나섰다. 일국양제가 홍콩의 큰 발전을 이끌었다는 내용이 골자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일국양제는 강력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제목의 평론에서 “홍콩이 중국의 품에 안긴 20년 동안 일국양제가 홍콩에서 성공했다”며 “중앙 정부는 일국양제 실천에 대한 굳은 결심과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국양제 실천은 홍콩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실현하는 데 필요하고 국가와 민족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고 홍콩 전체와 장기적 이익에 맞는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기념일에 맞춰 홍콩간 채권 교차거래인 `채권퉁`도 공식 개통할 예정이다.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이 먼저 개통된다. 인민은행이 최근 채권퉁 협력관리 방안에 대한 서명한데 이어 7월 1일 정식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경제성장 불구 민주화 후퇴…`명암 교차`

중국 반환 20년을 맞은 홍콩은 오늘날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체제로서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홍콩의 각종 경제지표가 이를 잘 보여준다. 홍콩 국내총생산(GDP)는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이어가며 20년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고, 외환보유액은 그 사이 6배 넘게 증가했다. 홍콩 주식시장도 빠르게 팽창하며 시가총액 규모가 9배 가까이 뛰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본토의 경제발전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약 2000개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중국 본토기업이 1000곳이 넘는다. 지난해 홍콩이 전세계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지난해 IPO 최대어였던 중국우정저축은행 덕분이었다. 나아가 홍콩 증시와 중국 본토 증시를 연걸하는 후강퉁·선강퉁이 잇달아 개통되면서 홍콩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금융시장으로 재탄생했다. 2003년 중국 본토인의 홍콩 개인관광이 허용된 이후 관광객이 밀물처럼 몰려들면서 홍콩 관광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나친 의존도가 독이 되기도 했다. 최근 홍콩 경제는 중국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GDP 증가율이 3년 연속 둔화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1.9%에 그쳤고, 지난달에는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중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홍콩 신용등급도 한 단계 강등시켰다.

무엇보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이들이 분리독립 요구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영국에 재흡수되거나 대만과 통일되기를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치러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에서 직선제가 여전히 도입되지 못했고 이른바 `우산혁명`의 상처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악화되는 배경이 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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