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손해배상 받는다… 옥시 "대법원 판단 존중"

대법원, 제조사 민사 배상책임 처음 인정
"제품 결함으로 사용자 신체 손상"
옥시레킷벤키저 "법원 판단 겸허히 수용"
신현우 전 옥시 대표, 2018년 유죄 확정
SK케미칼·애경산업 1심 무죄…항소심 진행 중
  • 등록 2023-11-09 오후 2:41:37

    수정 2023-11-09 오후 2:41:37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가습기살균제 제조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본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는 법원 판단에 따라 피해자에 대한 민사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지난 8월 31일 서울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김 씨가 제조·판매사인 옥시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제조물 책임에서의 인과관계 추정, 비특이성 질환의 인과관계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옥시 관계자는 “이번 재판에서 당사의 입장을 성실히 밝혀 왔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2007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그는 2013년 5월 간질성 폐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낮다며 2014년 3월 3등급 판정을 내렸다. 3등급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다른 원인을 고려할 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이에 김씨는 2015년 2월 옥시와 한빛화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2심 법원은 2019년 9월 “피고들이 제조·판매한 이 사건 가습기 살균제에는 설계상 및 표시상의 결함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원고가 신체에 손상을 입었다”며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김씨와 옥시, 한빛화학이 각각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제조·판매업자의 민사 배상책임을 대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한 결과로 향후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자가 제조·판매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민사소송 중 첫 상고심 사건 판결”이라며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그로 인한 질환의 발생·악화에 관한 인과관계 유무 판단은 사용자의 구체적인 증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기준 피해자 5041명…피해자 배상 청구 이어질 전망

지난 2011년 시작된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당시 영유아, 임산부 등이 원인불명의 폐 손상을 앓는 사례가 늘면서 시작됐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7월 기준 피해자는 총 5041명이다.

정부는 2014년 3월 공식 피해 판정을 내려 구제에 나섰다. 2017년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형사 사건은 가습기살균제에 쓰인 성분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다.

옥시가 제조한 가습기살균제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포함했는데, 법원은 피해자들의 사망과 인과관계를 인정해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8년 1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반면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홍지호 전 SK케미칼(285130) 대표, 안용찬 전 애경산업(018250) 대표 등은 2021년 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로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항소심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관계자 13명에게 3~5년의 금고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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