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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기초학력미달, 전국 평균의 약 3배
한국당 의원들은 잇달아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비교해 혁신학교가 처음 도입된 경기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 평균인 4.5%보다 약 3배 높은 11.9%라고 강조했다.
보통이상 학력을 가진 학생 비율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2014년 혁신학교 고2 학생 중 보통이상 학력을 가진 학생 비율은 69%였지만 2015년 67.9%, 2016년 59.6%로 하락했다.
곽상도 의원은 진보교육감이나 이번 정권의 장·차관들이 모두 자녀를 혁신학교에 보내고 있지 않다며 ‘도덕적 해이’를 주장하기도 했다.
곽상도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지금 출석한 교육청 관계자 중 혁신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킨 분이 있으면 나와보시라”며 아무도 나오지 않자 “이게 무슨 꼴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이런 주장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와 맞물려 더욱 거셌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전국단위 학업성취도조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일제고사다. 전희경 의원은 “혁신학교와 자사고·외고의 학력비교는 학업성취도를 전수조사하면 명백하게 드러날 사실”이라며 “학업성취도 전수조사를 표본조사로 막고 비교를 불가능하게 만든 게 바로 진보교육감들”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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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감에 출석한 진보교육감들은 한국당의 비난에 강하게 반발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기존의 잣대에 의해 성적위주의 교육을 하는데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잔다”며 “그렇다면 바꿔야한다. 혁신학교가 진리라는 게 아니라 교사의 역동적 훈련과 아이들을 깨우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지난 20년간 일반고 학생들은 기회를 잃고 패배감을 갖게 됐다. 자사고·외고 출신 학생이 서울 소재 대학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강화되고 있다. 5%의 학생도 중요하지만 95%의 학생에게 꿈을 주는 것이 교육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교육비 투입과 가계소득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은혜 의원이 인용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2014년 분석에 따르면 일반고 학생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528만 1000원, 사교육비는 60만 7000원이었다. 반면 혁신학교 학생의 월평등 가계소득은 419만 1000원, 사교육비는 47만 9000원이었다.
유은혜 의원은 “두 학교의 가구별 소득과 사교육비의 차이가 현실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감안하지 않고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만 갖고 혁신학교가 실패했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며 “2009년 도입된 혁신학교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종합적인 평가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교육감 “학교폭력위, 교육기능 잃었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교폭력위)가 교육적 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폭력위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자녀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학부모의 피해의식이 있어 (학교폭력위의) 교육과 회복이 생략되고 학부모간 소송이 남발하고 있다”며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뤄 학교폭력을 다루는 프로세스에 대한 전면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위는 ‘학교폭력예방·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선 학교에 설치된 자치기구다. 학교는 학교폭력 사안을 인지했을 경우 즉시 학교폭력위를 개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학교폭력위의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도 매년 늘어 △2013학년도 701건이던 재심청구가 지난해 1149건으로 크게 늘었다.
학교폭력위가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국회에는 학교폭력위를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